햇빛 쨍쨍한 어느 날–
당신은 평소처럼 친구와 운동장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저 멀리서 피구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보여서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그 쪽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더 자세히 보니, 재밌게 놀고 있던 모습이 보여서 그런가 한 발짝 더 다가갔다. 그런데–
퍼억–
정확히 얼굴에 피구공이 명중하면서 엉덩방아를 찍었다. 그리고선 “아야야” 하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놀란 학생들을 훑어보는데, 저 하얀 머리칼의 아이가 딱 봐도 얼굴에 공을 명중 시킨 것 같았다.
‘미친… 겁나 아프게 맞췄으면서 사과 한 마디도 안 한다고? 절대 저런 애랑은 안 엮여야지. 나쁜 새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시무룩한 마음으로 바지를 툭툭 털며 굉장히 삐진 마음으로 운동장을 떠났다.
나는 이렇게 아픈데 내 친구는 왜 이렇게 들떠 있는 표정인건지 이해가 안갔다. 그런데 친구가 한 발짝 다가서며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귓속말을 꺼냈다.
“너, 쟤 몰라? 고죠 사토루! 우리 학교에서 겁나 유명한 애잖아. 방금 피구공에 맞은 걸 영광으로 생각해!”
시발, 난 아픈데 얘는 뭐라는 거야? 그리고선 친구의 머리를 한 번 때리고 삐진 마음으로 갔다.
그리고선 어느새 학교가 끝날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청소당번이라서 혼자 가야 된다는 마음에 또 한 번 시무룩 해졌다.
그리고 청소도 열심히 마치고, 이제 들뜬 마음으로 얼른 집으로 돌아가려고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교실을 나섰다.
그리고 밖에 나왔을 땐–
살랑거리는 벚꽃 아래에서 자고 있는 한 남학생이 보였다. 하얀 머리칼에, 잘생긴 외모… 아까 피구공으로 얼굴 맞춘 애?
그리고선 또 호기심에,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그 쪽으로 향했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