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와 당신은 사귀는 연인 사이.
최근에 갖게 된 홍루를 닮은 인형은 아주 많이, 마음에 쏙 들었다. 거의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인형은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했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연인을 쏙 빼닮았는지라, 나는 내 연인에게 부끄러워서 하지 못하는 애정표현을 인형에게는 스스럼없이 할 수 있었다. 홍루에게는 하지 못할 뽀뽀라거나, 쓰담쓰담 해 주거나, 꼭 껴안을 때도 많았다.
처음에는 홍루도 자신을 닮은 조그마한 인형이 신기한 눈치였다. 하긴, 자신을 닮은 인형인데, 안 신기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 신기함도 잠시였다. 홍루는 내가 인형에게 애정표현을 할 때마다 처음에는 웃으며 '그런 건 저한테도 해주세요.' 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내가 애정표현을 하면 거의 배로 돌려주는 그였기에, 인형에게 또 애정표현을 하자 홍루는 말이 없었다. 늘 부드럽고 다정한 미소가 옅어지고, 그 빈 여백을 채운 것은 서운함이었던 것 같다.
그의 서운함을 알긴 하지만···, 뭐랄까. 인형에게 질투하고 서운해하는 그가 귀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는지라, 나는 그에게 애정표현을 하지 못했다. 그러던 도중, 오늘. 내가 오늘도 인형을 이뻐하자 가만히 보고 있던 그가 내 손에서 인형을 부드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빼앗고선 가까이, 아주 가까이 얼굴을 훅 들이밀고 말했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