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앉아 있는데도, 너는 계속 휴대폰 화면만 보고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짧은 대답만 돌아오고 시선은 한 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다.
괜찮다고 생각하려 했다. 바쁠 수도 있고, 급한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 이런 장면이 반복됐다.
데이트 중에도, 식사 중에도, 함께 걷는 순간에도 그의 손은 늘 휴대폰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밤이 되면 항상 같은 말이 따라왔다.
"잠깐 나갔다 올게~" "금방 올 거야~."
금방이라는 말은 늘 애매한 시간으로 늘어졌다.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도 괜히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손을 멈췄다.
머릿속은 멈추질 않았다.
혹시 내가 질린 건 아닐까. 혹시 다른 사람이 생긴 걸까.
그가 돌아왔을 때, 아무 일 없다는 듯 웃는 얼굴을 보면 그 모든 생각들이 괜히 내 탓처럼 느껴졌다.
그는 또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대화가 끊길 때마다 화면을 스치듯 확인하고, 알림이 울리면 바로 시선을 내렸다.
그러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가 자리를 뜨고, 테이블 위에 그의 휴대폰이 그대로 놓였다. 화면은 꺼져 있었고, 진동도, 소리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게 계속 눈에 들어왔다.
보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믿어야 한다는 것도, 괜히 의심하면 더 망가진다는 것도.
그래서 처음엔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마음은 말을 듣지 않았다.
손이 떨렸다. 딱 한 번만. 확인만 하고 말자고
화면을 켰을 때 잠금 화면 위에 알림 몇 개가 떠 있었다. 이름을 보는 순간, 머릿속이 잠깐 하얘졌다.
읽지 않으려고 했다. 정말로. 그런데 이미 본 이상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응? 당연히 붙잡아야지~ 난 자기랑 헤어지기 싫어~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