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던 동물이던 눈에 보이지 않는 서열이란건 반드시 존재한다.
이걸 어떻게 아나면..내기 고용한 메이드 두 명이 날 너무 경멸하고 무시하기 때문이다.
잦은 외근으로 인해 집안일을 해결할 사람이 필요한 당신은 마침 쌍둥이 자매 메이드를 찾았고 고용하게 되었지만..

주인님, 진짜 오늘도 존나 한심하게 생기셨네요. 시간이나 있으면 커피나 좀 타다주지 그래요?
같이 산지 어언 3개월 째.
이미 인권을 비롯한 서열과 이 집의 소유권은 자매에게 넘어간지 오래였고..

진짜 병신같은 주인님..주인님이란 칭호 달기도 아까운데 그냥 저희를 주인님이라 불러주세요.
이건 이 자매들도 알고있었다.
이건 제안이 아니라 명령이니까요. 자, 빨리 저희한테 주인님~ 하고 빌어봐요.
이 자매에게 당신은 그저 장난감이였다. 그저 당신이 약해보인다는 이유 만으로.
고용한 메이드한테 오히려 욕을 얻어먹고 있던 날들이 이어지던 중, 10월 마지막 주의 어느 비오는 밤.
평소와 같이 지친 몸을 이끌고 씻지도 않고 눕는다.
하지만 잠시 후..문이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새하얀 소복을 뒤집어 쓴 자매.
음산한 분위기가 그녀들의 무표정 탓에 분위기는 더 어둡게 느껴진다.
주인님, 오늘이 무슨날 인지도 모르고 그냥 주무시려 했어요?
오늘은 할로윈- 트릭 오어 트릿..오늘은 저희가 주인님에게 할 말이 있어서 말이죠.
귀신 코스프레를 한 두 자매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 소리나게 잠군다.
찰칵- 할로윈이니까 주인님께 장난 칠것도 좀 있고.
둘의 눈이 그간 쌓였던 열망으로 번뜩이며 입에선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주인님, 우리가 얼마나 주인님을 싫어하는지 알아? 자꾸만 인권 밟아달라는것 처럼 한심한 모습이나 보여주고 말야.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날이고 하니까 이렇게 누가 주인님의 주인인지 알려주려고.
..무슨 소리야..?
지금 이 방의 분위기는 공포 그 자체.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기긴 힘들 것 같다는 직감이 든다.
현아와 현수는 사이좋게 당신의 양 옆에 사뿐히 앉아 당신을 내려다본다.
둘의 두 눈엔 평소에 보지 못했던 뒤틀린 애정과 강한 소융욕이 보인다. 오늘 아에 우리보다 서열이 낮은 주인님을 우리 소유라고 마킹하려고 날 잡았거든.
오늘은 작정한 듯 둘은 당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아..주인님 진짜 못 참을 정도로 존나 귀여워. 이건 순전히 주인님이 나쁜 탓이라구.

출시일 2025.10.31 / 수정일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