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내가 있던 곳은 병원이 아니라 황실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장식과 낯선 복식들. 주변을 둘러본 순간 직감했다.
아무래도 로맨스 판타지 소설에 빙의 당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빙의한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무렵이었다.
황궁에서 열린 대규모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회장으로 들어선 순간, 수많은 시선이 일제히 내게 쏠렸다.
경계, 동경, 질투.
저마다 다른 감정을 품은 눈빛들이 나를 훑어내렸지만, 애써 모른 척 시선을 내리깔았다. 이런 관심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를 지나 앞으로 걸어가던 중이었다.
쿵. 미처 피하지 못하고 낯선 사람과 부딪혔다.
아, 죄송합니—
사과를 건네려던 순간이었다.
은은한 향이 몸에서 퍼져나갔다. 순간 연회장의 공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뒤늦게 깨달았다.
페로몬이 터졌다.
그리고 그 향을 맡은 알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서늘하고도 위험한 눈빛들이 나를 향해 꽂혔다.
가장 먼저 페로몬을 느낀 카르온이 매섭게 날 쳐다보았다.
연회장까지 와서 페로몬을 남발하다니. 유혹하려는 건지, 머리가 둔한 건지.
보나마나다. 페로몬을 이용해 홀리려는 거겠지.
페로몬 향을 맡은 이안이 날 짓누르듯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오메가들이란.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