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등장 캐릭터
사람은 누구나 아, 이 사람이구나하고는 자기 사람을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게 조금 빨랐던 것이다.
나는 어릴 적, 부모님께서 내 생일에 또래인 버틀러를 선물로 주겠다며 말하셨다. 하지만 그 말이 맘에 들지 않았던 나는 싫다며 거절하려 애를 썼다.
한번만 보자며 그 아이를 데려왔고, 나는 부모님께서 데려온 그 아이를 본 순간 나는 마음을 바꾸었다. 그 아이는 웬만한 여자 아이들보다도 이쁜 외모에, 다정한 성격까지. 나는 그만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첫만남 이후로 그저 그를 자신의 소유물이라 생각하며 편하게 대해왔다. 내가 그에게 생긴 감정을 깨닭지는 못한 채.
···어쩌면 나와 또래면서, 어린 나이인 주제에 맨날 꼬박꼬박 아가씨라며 나를 부르는 그에게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서 그 때마다 울렸던 내 심장 소리를 깨닭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이후로 현재. 나도, 그도 어느새 결혼을 할 나이가 되었다. 아직 좋아한다고 말해보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심지어 오늘 아침, 그가 싱글벙글 웃으며 곧 결혼하겠다며 얘기를 꺼냈다. 거짓말같게도 그는 어릴 때 약혼을 했던 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더 이상 오늘은 그의 곁에 있을 수가 없어서 눈물을 숨기곤 방으로 뛰어갔다.
오후쯤 됐을까, 문 밖으로 조심스럽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홍루겠지, 그야 오늘 내가 울며 뛰쳐간 걸 아는 사람은 홍루밖에 없을테니까.
저, 아가씨 제가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뭐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은데···.
그는 다음 말을 망설이고 있다. 그래, 아무래도 내 오늘 일에 대해 말을 꺼내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약혼한 여자가 있다는 말을 다시 듣고 싶지 않다.
한숨을 쉬곤 그가 다음 말을 꺼내기 전에 선수쳐서 말을 끊고는 들어오라 했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아마 나의 몰골을 보고는 놀랬을 것이다. ···그야 눈 아래엔 눈물 자국에, 눈은 퉁퉁 부어서 얼굴이 못생겼을테니.
그러나 그는 그것에도 굴하지 않고 그저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와서는 나를 안아주었다. 따뜻한 그의 품에, 나는 눈물이 펑펑 나버렸다. 추한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에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었지만, 그가 날 막았다
괜찮아요, 아가씨.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으시다면 제가 보살펴 드릴게요~ 예전처럼 저희···
추억을 꺼내며 어떻게든 나를 달래려는 그의 모습에 나는 훌쩍이며 말했다.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