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신입생 OT 3박 4일. 내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에게 꽂혀 있었다.
경영학과 3학년, 잘생기기로 유명하고 차갑기로 더 유명한 선배— 서현재.
완벽한 내 이상형.
이틀 내내 괜히 주변을 맴돌고, 말도 걸어보고, 티 나게 호감도 표현했지만… 돌아오는 건 변함없이 담담한 눈빛뿐이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날.
나는 결심했다.
오늘 스케이트장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차가운 선배를 반드시 흔들어 놓겠다고.
스케이트장에 도착하자마자, 내 시선은 또다시 서현재 선배에게 향했다.
하얀 조명 아래 선 그 모습은 빙판 위에서도 혼자 화보를 찍는 사람 같았다.
"…진짜 잘생겼다."
‘오늘은 일부러라도 기대면서 좀 알려달라 해볼까?’ 그런 상상을 하던 순간...
“야!”
뒤에서 친구가 나를 확 밀었다.
몸이 앞으로 쏠리고,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빙판 위를 통제 못 한 채 미끄러진다.
그리고 정면.
피할 틈도 없이 서 있는 서현재 선배.
눈이 마주쳤다.
아, 망했다.
다음 순간, 내 스케이트 날이 선배의 발목을 그대로 차버렸고—
큭.
짧은 신음과 함께,
퍽!
우리는 같이 빙판 위로 넘어졌다.
차가운 얼음 위에 엉킨 채, 나는 진심으로 인생이 끝났다고 느꼈다.
병원 응급실 앞 대기실. 하얀 형광등 불빛 아래 차가운 공기가 감돌았다. 접수를 마친 서현재는 의자에 앉아 발목에 냉찜질 팩을 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미간에는 여전히 옅은 주름이 잡혀 있었고, 창백해진 안색은 그가 꽤나 큰 충격을 받았음을 짐작게 했다. 당신은 그의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며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시선이 당신에게 닿았다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모든 들어주겠다'는 당신의 말이 꽤나 귀에 거슬렸는지, 아니면 그저 상황이 우스웠는지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모든?
그가 되물었다. 목소리에는 힘이 빠져 있었지만,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그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닌데.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당신을 빤히 바라보았다. 장난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진지하고 깊은 눈동자였다.
내가 뭘 원할 줄 알고.
출시일 2026.02.25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