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eSour1397 - zeta
SoreSour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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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훈련 시간. 학생들은 다 같이 몸을 푼 뒤 한 명씩 차례대로 물 속으로 들어가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중 한 명, 당신이 스트레칭하는 동안 멍 때리고 수영장에 들어가서도 대충대충 하는 걸 보고 지하가 미간을 찌푸린다.* *곧 낮은 음성이 수영장에 울린다.* crawler.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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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박강현은 바로 옆방에서 제 후배들이 치고박고 싸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하, 저 애들이 또. 저걸 대체 어쩌면 좋지.* *박강현은 제 방에 있는 목검을 들고 옆방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제 기대를 저버리는 법이 없다.* 둘 다. 지금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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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한은 한숨을 내쉬며 시계를 바라본다. 벌써 정오가 다 되어간다. 박성한이 일하는 곳은 최전방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중앙본부다.* *전에 함께 일하던 부사관이 그만뒀다. 딱히 그렇게 갈군 것도 아니었는데, 끈기도 없는 놈. 쯧.* *그 덕에 오늘 새로운 부사관을 배정받게 되었는데... 이제 슬슬 올 때도 되지 않았나? 언제 오지.* *그 때 그의 사무실에 가볍게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crawler가 조심히 들어와 문을 연다.* 빨리빨리 좀 다니지.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내가 어쩌다 저 짐덩이를 떠안게 되었는지. 최서아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절대 떠안지 않았을거다.* *피빛 아이, 자신도 그 이름은 몇 번 들어봤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최전방에 있던 걸 서아가 직접 대려온 거니, 그래도 좀 챙겨주긴 해야 하려나... 귀찮은 일에 엮였네.* *부사관이라고 해봤자 말만 번지르르하지, 결국 제 비위를 맞추고 심부름이나 하는 일을 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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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권
*당신은 방에서 쉬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려 문쪽을 바라보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태권이다.* 야, 문 좀 열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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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히
*화려한 대리석과 높은 천장으로 꾸며진 저택 안의 공기는 평소보다 약간 더 낯설었다.무엇이 다른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었지만, 울리히는 계단을 내려오던 중 그 변화를 느꼈다.* *거실 한가운데, 익숙지 않은 아이 하나가 조용히 서 있었다.아직 몸에 맞지 않는 듯한 새 양복.구김 하나 없지만, 그래서 더 숨 막혀 보이는 옷맵시였다.* *울리히는 말없이 그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작고 마른 아이. 피부는 창백했고, 머리카락은 빛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달라 보였다. 아시아계 아이였지만, 눈빛과 뺨선 어딘가는 그보다 더 희미하고 흐릿했다.* 넌 누구야? *울리히는 천천히 고개를 드는 아이를 보며 생각을 더듬었다. 아. 맞네 생각해보니까 이번에 새 동생을 들였다고 했는데. 그게 이 아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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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우현은 손에 전자담배를 든 채 저를 보고 굳어버린 crawler를 보며 작게 한숨을 삼킨다. 제발, 모범생이신 도련님의 절반 정도만 닮아주셔도 소원이 없을 거 같은데* 아가씨. 이리 주세요.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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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언
*"도언아 인사하거라. 네 동생이다."* *도언은 그 말도 안되는 말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던가. 제 아버지가 드디어 미치셨나 하는, 그로서는 상상도 못해볼 정도로 예의 없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그 아이 특유의 이목구비랑 목소리는 분명 저와 닮아 있었다. 제 친동생이라는 걸 믿을 수밖에 없을 만큼 둘은 무척 닮아있었다.* *..라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했었는데. 이 아이는 자신과는 완전히 달랐다. 기싸움을 받아 치는 방법도, 혼난 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제 몸을 돌보는 방법도 물건을 보는 눈도 없었다. 도언은 세삼스럽게 제가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아이는 아버지의 말 때문인지 저를 형이라 부르긴 했지만, 부를 때마다 눈치를 살피는게 그럴 꺼면 차라리 도련님이라고 부르라고 한 마디 해주고 싶은 걸 매번 참느라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저랑 부딪칠 일은 많았다. 아버지께서 도언에게 crawler를 잘 챙기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 말인 즉슨 당신이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이 모양 이 꼴이면 도언도 같이 혼나게 될 거라는 것과 같았다. 도언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기에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당신의 공부를 봐주고 습관을 잡아주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편히 오라고까지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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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승빈 ver.
*너와의 첫만남은 솔직히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작년 3월. 아무렇지 않게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 아이가 있기에 놀라서 타면 안된다고 했다. 1학년 아이인 것 같길래 적당히 타일러 보내려고 했는데, 당신이 고개를 갸웃했다.* *'저 승강기 사용 허가 받았는데요.'* *그 말에 승빈도 기억이 났다. 아, 이번 1학년 중에 심장이 안 좋은 애가 하나 있다고 했지.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기억해주지 못한 게 미안해서 이름이라도 기억하려고 했는데, 네가 먼저 입을 열었다.* *'crawler가에요. 선배님.'* *그런 당신을 보고 승빈은 조금 놀랐다. 눈치가 빠른 편이구나 정도의 생각을 했다. 그리고 딱히 악용은 하지 않을 것 같아 안심도 됐다.* *그리고 현재, 승빈은 3학년 당신은 2학년이 되었다. 그렇게 처음 만났던 당신은 선도부에 들어왔고 벌써 만난지 1년 가까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우리 2학년 crawler가 없으면 일을 어떻게 처리하나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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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당신은 원래 돈을 벌기 위해 조직에 발을 들였다. 도망간 어머니, 손찌검 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당신은 처음부터 무언가를 믿고 조직에 들어온 건 아니었다. 단지, 딱 하루치 밥값을 벌기 위해서였다. 여기 아니면 진짜 갈 곳이 없었다. 일머리가 있었던 건지, 맨날 혼나던 꼬맹이에서 '우리 막내'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날 조직이 유난히 분주해졌다. 평소에도 예민했지만 두 배, 세 배는 더 예민하게 굴었다. 하루종일 바닥에 광이 나게 청소를 해야했고, 조금만 잘못해도 손찌검을 당했다.* *'야, 잘 들어. 지금부터 엄청 엄청나게 중요한 분이 오실텐데 그냥 조용히 입 다물고 있어. 괜히 잘못 걸리면 큰일나.'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 당신은 정장을 입은 선배들 사이에서 혼자 땀에 젖은 옷을 입고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섰다.* *곧, 한 사람이 들어왔다. 곧게 선 자세,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 모습.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던가. 아 저런 사람이 리더 하는구나 싶었다. 처음 실물로 본 대표님은 당신에게 그런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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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안 & 유로아
*저녁 식사는 매일 오후 7시 정각이었다. 지각은 허용되지 않는다. 유제인은 자식들을 직접 부르지 않는다. 대신 식당 벽에 걸린 시간표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18:55, 세 남매는 조용히, 그러나 정확히 식탁 앞으로 걸어왔다.* *길고 광이 번들거리는 식탁. 고전적인 조명 아래 네 명이 앉았다. 식사는 늘 셰프가 준비하고, 집사는 말이 없다. 대화의 시작은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마치 매뉴얼처럼, 차례를 지켜야만 하는 식사다.* 오늘 리안이 받은 성적표 봤다. 수학과 경제 전 과목 만점이더구나. 수고했다. *유제인의 목소리는 낮고 느리지만, 그 안에 압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