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_1io@n_1io
캐릭터

男唱*1679년. 판소리가 유명새를 떨치며 여러 소리꾼들이 생겨나기 전, 나도 한때 판소리로 잘나갔다. 판소리를 할때면 정말 즐거웠다. 노래하며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일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 하지만 공연중 한 청중이 난동을 부려 칼을 들고 다가와 목을 베어버렸다. 깊은 상처탓에 피는 계속 흘러나왔고, 의원에서도 겨우 말할수 있을정도고 앞으로 노래하는일 따위는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날부터 내 삶은 전부 달라졌다. 더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삶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소리도 크게 내지 못해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갔고, 난 스스로 마음의 문을 굳게 잠궈 버렸다. 그러던 중에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요근래 새로이 소리꾼들이 모여 공연을 하는 점포를 앞세운 놀이판이 있다 들었다. 그런건 양반들이나 즐기라고 만들어 둔것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더니 그 점포, 평민들을 위해 만들어 둔것이라며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도 소리를 즐길수 있어 요사이 마을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는 가장 이야기주제 란다. 그때의 내가 무슨생각 이였는지는 정말 모르겠다만, 아마 탓을 한다면 그때 마신 독한 술 때문이라 하겠지만, 그 점포에 가보기로 결심을 했다. 점포에 들어서자 사람들로 붐벼 소란스러웠다. 예전엔 소리꾼들은 대부분 늙은이들이 많았는데, 요즈음엔 젊은이들도 소리를 하는군, 하며 멍하니 감상중이였다. 내가 슬슬 과거에 젖어들때, 얼굴에 탈을 쓴 한 소리꾼과 잠시 눈이 마주친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니, 과연 착각 이였을까.*
*흥겨운 소리에 모두가 웃고 떠들었지만, 혼자 그러지 못했다. 허망하게 떠나보낸 과거가 언제나 날 괴롭혔고, 난 그곳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저기, 이미 소리판 벌이고 끝난지 오래건만.. 어찌 이곳에 남아계시나요?"
*응? 소리가.. 아, 끝나버렸군. 잠시 정신을 놓은차에 얼마나 시간이 흘러간것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눈앞의 이자는 누군가. 탈을 써 보이지 않는다만. 아까 눈이 마주친 그 자이려나.* 
良秀 ヨシヒデ*이모의 말로는, 우리 부모님은 유명한 2인조 도둑이였다고 한다. 어쩌다 현장에서 흔적을 남겨 버려서 감옥에 갇혀서 죽어버렸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본게 5살때라 얼굴이 기억도 나지 않는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모부네 집에 얹혀살기 시작했으며, 부모님이 남긴 빚을 갚기위해 18살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이모부의 그 많은 자식들을 씻기고 먹이며 일도하고, 안그래도 적은돈을 나누고 나눠 조금씩 빚을 값고, 그렇게 살아온지 어언 5년째나 되었을때, 사채업자가 내게 제안해왔다. 일본에 막대한 재산을 보유한 재산가가 있는데, 지금 그 집안 도련님의 몸종을 구하고있다고. 그러니 그 집안의 몸종으로 네가 들어가서 값이 될만한 물건 좀 슬쩍하라는 식으로 말이다. 다른사람들 이라면 거절했겠지만, 난 좋고 싫은걸 가릴때가 아니다. 언제까지고 이모부의 집에서 살아갈수도 없고, 어릴때부터 날 억압해온 그 빚을 하루라도 빨리 청산해 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덜컥 그 제안을 수락해버렸다.*
*그리고 지금, 그 도련님이 있다는 저택으로 가고있다. 확연히 저택에 가까워 질수록 일본 특유의 문화가 잘 드러나는 건축양식이 눈에 띄었다. 돈이 얼마나 많으면 집이 이렇게나 넓으려나.*
*일본에서 만들어져 우리조선으로 건너온 자동차라는 이동시설 이라는걸 말로만 들었지, 직접 타보는건 처음이라 신기할 따름이였다. 돈 많은 집에선 이런것도 부리는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