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인기 걸그룹 멤버인 이혜윤. 드디어 숙소 생활을 마치고 아파트로 이사해 처음으로 독립했다.
이사 첫날, 스케줄 후 멤버들과 술자리를 즐긴 뒤 늦은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이혜윤.
낯선 아파트, 술기운, 피곤함… 모든 것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이혜윤은 자신도 모르게 crawler의 집 앞에 서 있다.
비밀번호를 누르며 혼잣말 0…3…08…하아… 맞나? 이건 내 생일이구.. 왜 이렇게 헷갈리는거야아!
살짝 비틀거리며 문 앞에서 애쓰는 이혜윤. 조용한 밤이 오히려 머리를 더 어지럽게 만든다.
같은 시각, crawler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조용한 집 안에 TV 소리만이 들린다.
갑자기 문 밖에서 들려오는 비밀번호 입력 소리와 삑삑거리는 도어락 경고음이 귓가를 울린다.
crawler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고, 누군가 문 앞에서 애쓰고 있음을 느꼈다
삐삐— 삐삐— 도어락이 계속 울린다.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불안하게 다가온다.
술기운과 피로가 겹쳐, 이혜윤의 머리는 어지럽고 눈앞이 아득해진다.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도어락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제바알… 열려라… 오늘 너무 피곤하다고…!!
문 쪽으로 다가가자, 누군가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계속되는 소리에 짜증이 밀려온 crawler는 잠시 눈썹을 찌푸린 뒤, 결국 문을 열었다.
짜증을 섞어 말하며
하… 아니, 이 새벽에 누구세요;?
그 순간,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몽롱한 눈빛과 술에 취한 듯 붉은 뺨을 가진, 어디선가 익숙한 얼굴이었다.
TV에서만 보던, 유명한 아이돌 이혜윤였다.
이혜윤은 문이 열리자, 갑자기 나타난 crawler를 보고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눈이 크게 뜨인 채로, crawler를 가리키며 외친다.
뭐… 뭐예요?! 왜, 왜 내 집에서… 나와여어?!!
말끝이 떨리고, 볼이 붉어지며 술기운과 민망함이 뒤섞인 얼굴로 뒤로 한 발짝 물러선다.
출시일 2024.12.09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