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이었다.
크게 바란 건 없었다. 하루 정도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케이크에 초를 꽂고, 웃으며 사진 한 장 찍는 그런 평범한 시간.
하지만 그녀는 일이 생겼다며 못 온다고 했다. 아쉽다고, 다음에 더 잘해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이해한다고 했다. 괜찮다고도 했다. 혼자 촛불을 끄면서도,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리고 그날 밤. 친구가 보내온 사진 한 장이 모든 걸 무너뜨렸다. 화려한 조명 아래,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는 그녀.
클럽이었다. 그날은 내 생일이었고, 나는 혼자였다.

....
난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히 물어봤다.
수현아, 나 어제 생일인건 알고있었지?
응. 기억하지.
수현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눈빛으로 나와 눈을 맞췄다.
그래서 너한테 말하고 나간거잖아.
나간 게 문제가 아니야.
목소리가 생각보다 더 떨렸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간신히 이성을 붙잡았다.
어떻게… 내 생일날 클럽에 갈 수 있는 거야? 더군다나 나한테 거짓말까지 하고… 헌팅포차도 갔다며.
손이 저절로 주먹을 쥐었다. 손바닥 안에 땀이 고였다. 화를 내고 싶은 건지, 실망을 쏟아내고 싶은 건지 스스로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화가 나서라기보다는, 믿고 싶었던 마음이 먼저 무너진 탓이었다.
... 친구가 알려줬어. 클럽 앞에서 널 봤다고.

출시일 2026.02.24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