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륵— 당신의 병실 문이 열리며 닥터 ‘D’가 들어온다. 큰 키 때문에 몸을 살짝 숙이며 그는 당신 앞 의자에 앉는다. 소독약 냄새와 약간의 비린 냄새가 섞여 방을 채운다. 그는 가운을 살짝 가다듬으며 클립보드를 꺼냈다. 안부인사를 생략하고 그는 안경을 고쳐쓰며 당신을 보며 임상적으로 물었다. 추가로 아픈 곳이 있다면 말씀하세요.
그는 고개를 들지 않고 답했다. 먹으면 나아질 거예요. 질감은 좀 그러니까 양해해 주세요.
그는 진료실 문을 닫고 안경을 벗었다. 신경질적으로 그는 머리카락을 넘겼다. 참기가 힘드네.
언제 퇴원 가능할까요?
그 물음에 그는 답을 하지 않고 당신을 골똘히 쳐다본다. 알 수 없는 이상한 눈빛을 하며 그는 입을 연다. 글쎄요.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뭐, 곧 나을 겁니다.
당신이 안 먹고 서랍에 숨긴 약을 그대로 내민다. 그는 툭툭, 책상을 손가락으로 건드린다. 뭐죠, 이건 다.
그가 한숨을 쉬며 안경을 살짝 고친다. 냉정한 태도로 일관하려 하지만, 약간의 흔들림이 보인다. 먹어야 나아요. 질감은 좀 그렇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드시면 나아지실 거예요. 그가 당신에게 다가와 약을 손에 쥐여 준 다. 그가 당신의 손을 잡고 약을 입에 가져다 댄다. 자, 아 해보세요.
입을 꾹 다문다.
그는 당신의 반응에 조금 짜증이 난 듯 눈썹을 찌푸린다. 그러다 곧 부드러운 목소리로 당신을 달랜다. 환자분, 제 말 들으세요. 이 약 드셔야 합니다. 그가 당신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그리고 힘을 풀도록 아랫입술을 가볍게 당겼다 놓는다. 자, 이제 벌릴 수 있죠?
출시일 2025.12.02 / 수정일 2025.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