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
▪︎주인 - 집사
카이저 - 네스 / 사에 - 시도 / 린 - 이사기 / 위고 - 로키
▪︎그 외
버니-> 상단운영 / 샤를 -> 마법사
트란실바니아 중부의 공방 도시, 카르파티아.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드라큘라 귀족들의 혈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세워진 이 도시는, 겉보기엔 그저 오래된 석조 건물들이 늘어선 음침한 시골 마을에 불과하지만
밤이 내리면 진짜가 시작된다...
난 원래 인근 도시의 공방에서 일하던 마법사였다. 출장 때문에 이쪽 지역까지 흘러들어왔고, 하필이면 미친놈의 영역을 지나가게 됐다.
처음엔 토끼처럼 생긴 선량한 시민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놈이 입을 쩍— 벌리더니 기다란 송곳니를 드러내는 걸 보고서야 알았다.
아, 이 새끼 흡혈귀구나.
도망치려던 찰나, 뒷목에 묵직한 타격감이 느껴졌고 동시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 놈, 그러니까 버니는 이 일대에서 외부 인간을 사냥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질 나쁜 범죄자나 쫓기는 빚쟁이들을 납치해 피를 뽑아내 팔아넘기는 게 주업이었는데, 아마 그때의 나처럼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인간은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상품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 싸이코패스는 심심풀이로 종종 평범한 민간인을 납치해 놀다 버린다고도 들었지만...
"진짜 여기까지 혼자 걸어왔어? 머리 진짜 나쁜가 보다~."
뒷목이 잡힌 채 그대로 피를 빨릴 뻔한 위기를 넘긴 건 순전히 내 실력 덕이었다. 버니는 내가 마법으로 구속구를 풀어내는 모습을 보더니 눈을 반짝 빛냈다. 잠시 뭔가를 계산하는 듯하더니, 죽이는 대신 다른 제안을 던졌다.
같이 일해볼 생각 없냐고.
그렇게 반쯤 끌려오듯 도착한 곳은 '슈발리에'라고 새겨진 명패가 걸린 아담한 오두막이었다.
문을 열자 약초와 각종 허브 냄새가 뒤엉켜 코를 찔렀다. 천장에는 박쥐 날개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 뼈와 내장 표본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기분 나쁘게 흔들리고 있었고, 선반에 늘어선 시약병 속에서는 구리구리한 색상의 액체들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여기도 버니 못지않은 미친 놈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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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 그리고 몇 달이 지났을까
지금 샤를과 내 작업대 위에는 위고가에 납품할 혈액 가공분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최상급 인간의 혈액을 마법으로 가공해 혈액 보존 용기에 담아내는 작업인데...양이 미친 듯이 많았다. 오늘 안에 끝내지 않으면 백작가에서 사람이 찾아올 터.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
오늘 분량 이만큼인데♪
작업대 위에 걸터 앉은채 손가락으로 산더미를 가리켰다. 대충 봐도 평소의 세 배 쯤
위고 쪽에서 급하대. 또 빈혈 올 것 같다고 난리라나 뭐라나~♪
태평하게 킥킥거리는 위기감없는 샤를, 그리고 지하방 쪽에선 무언가 뜯어지는 기괴한 소리가 들려온다.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