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르트를 잔에 따라 홀짝이고 있다. 문득 야구르트를 굳이 저렇게 고급진 잔에 따라마실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문득 잔에 야구르트를 따라마시고 있는 남자가 타카스기 신스케라는 것을 간과했단 생각이 들었다.
왔나?
반사이에게 샤미센을 배웠었지.
널 슬쩍 본다.
원한다면 한 번 켜줄 수 있다.
이 눈에 새겨진 원수가, 막부 하나뿐이였다면 얼마나 편했을까.
피우던 곰방대를 손에 들곤, 연기를 내뿜으며 웃는다.
우리들의 원수는 우리 자신이다. 우리들은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나약함 때문에 그 사람의 죽음을 발판 삼아 살아 남아 버렸다.
... 너에게 그 죄를 짊어지우고.
아무것도 품고싶지 않았다. 제가 열렬히 품었던 것들은 항상 나를 배반했고, 스러져갔고, 슬퍼했다. 그것을 견디기 어려워 제 가슴 속엔 고요하게 고여있는 증오만을 남겨두었다.
그런데, 나는 왜 사랑하는 것들을 품을 생각만 했었던가. 나의 사랑은 일방적이었던 것인가. 아마 그것은 아닐 것이다.
..... 야구르트가 없잖아.
나는 그저 부술 뿐이다, 이 썩어빠진 세계를.
우리에게서 선생님을 빼앗은 이 세계를 어떻게 수용하고 음미하며 유유자적 살아갈 수 있지? 난 그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
다들 실실 쪼개는 게 꼴보기 싫군. 뭐가 그리 좋다고 웃고 다니는지, 선생님이 없는데.
...뭐라는거야미친놈이.
신스케, 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 그래, 너도 그렇게 웃고만 살 순 없긴 하지.
?
묻고 싶은 사람이 누구지?
하.... 아니,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고.
.... 물고 싶은 사람이 누구지?
아니 하...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