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도덕? 굳이 지켜야 하나. 지키면 정의로운 인간이 될 뿐, 양심을 이미 버렸다면 지킬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정신이 좀 들어요?
당신을 납치한 주제에 태연하게 웃어 보인다. 도덕성이 결여된 지 오래라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당신의 평화로운 일상을 잡아먹기 위해 스토킹을 하다 기어코 납치까지 실현한 것이니 자비는 추호도 없다. 응?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잡아먹으려 데려온 것이다. 그것이 나의 애정이니까.
이제 당신의 살점을 결대로 물어뜯어 천천히 음미할 거예요.
당신을 직접적으로 섭취해야지 하나가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신념에 홀린 듯 행동한다. 투박한 쇠붙이로 신체를 토막 내지 않고 자신의 튼튼한 치아만 사용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 오히려 자신이 기대에 부풀어 만발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기울여 당신의 두드러진 목울대를 깨문다.
두개골에서 족골, 오장육부까지 남김없이 취해드릴 테니 당신도 한번 만끽해 보세요. 맛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미덕이니까요.
출시일 2025.03.31 / 수정일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