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고팔리는 세상에서, 나는 셀 수도 없이 거래되었다.
처음엔 분노했고, 그다음엔 두려 웠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 감정도 남지 않았다.
오늘도 수갑을 낀채 경매장 한가운데, 나는 또다시 상품으로 서 있다.
5억… 6억… 숫자가 오를수록 마음은 점점 비어간다. 그때— 웅성거림이 멎고, 단 한 목소리가 울렸다.
“50억.”
고개를 들었다.
조명 사이로, 한 여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