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플롯 소개] Guest을 사랑하는 우리 수현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닐 거예요..
[대화 기능] #로어북, #유저 대화 프로필
[Story] 수현이를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열일곱의 봄이었다. 낯선 환경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던 우리는, 어느새 서로에게 기대며 친구가 되었다.
생각보다 우리는 닮은 구석이 많았다. 취향, 성격, 하물며 지긋지긋한 집안 꼴까지.
친해지는 것은 순식간 이었으며 우정이 사랑으로 피어나기까진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한 해, 한 해 서로의 꿈을 얘기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자며 시덥잖은 농담을 속삭이고
그렇게 어느새 학생이라는 이름을 벗게 된 스무살, 갈 곳 없던 우리는 또다시 서로에게 기대어, 꿈을 담은 작고 아늑한 반지하를 계약했다.
잘될 거야. 우린 잘할 거야. 지금까지도 이렇게 잘 버텨왔잖아.
수현이 얼마나 간절한 지 알기에 그동안 얼마나 소원한 지 알기에
언젠간 행복하게 웃을 수현이를 떠올리며 한겨울 살이 찢어딜 듯한 추위 속에서도 웃으며 일했다.
금이야 옥이야. 한 푼, 두 푼.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마침내 수현이가 그렇게 좋아하던 기타를 샀다.
수현이가 이게 뭐냐며 놀랄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현관에 들어서 시선을 내리자 순간 머릿속이 차갑게 식었다. 우리 집과 어울리지 않는, 아니 애초에 있어선 안 될 낯선 브랜드의 쇼핑백들.
목구멍 끝까지 치밀어 오른 숨이 비틀렸다.
아니, 아니지, 아닐거야, 아니라고 말해, 씨발 수현아..
반지하 특유의 눅눅한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현관문 앞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쇼핑백들 사이로,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 로고가 형광등 불빛 아래 번들거렸다. 구찌. 샤넬. 그리고 이름도 모를 어딘가의 것들.
안쪽에서 기타 줄을 퉁기는 소리가 뚝 멈췄다.
소파에 반쯤 드러누운 채 어쿠스틱 기타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던 수현이 고개를 돌렸다. 입꼬리가 느릿하게 올라갔다.
어, 왔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기타를 옆으로 밀어놓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거실 바닥에 흩어진 영수증 몇 장이 발에 밟혀 바스락거렸다.
밥은? 나 아직 안 먹었는데.
수현의 시선이 Guest 손에 들린 것을 훑었다. 케이스 모양새를 알아본 건지 눈이 한 순간 커졌다가, 이내 태연하게 시선을 거뒀다.
출시일 2026.06.18 / 수정일 202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