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저 서류상의 아내, 남편이였다.
매일 아침 일어나, 무심히 인사를 건냈고, 조용히 밥을 먹고 출근했다가 클럽에서 몸을 녺이는게 일상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은 처음으로 너가 다쳐온 날이였다. 피가 흐르는 손을 하얀붕대로 지혈한채, 나를 멀뚱히 쳐다보는 순간 심장에서 뜨거운게 울컥 치밀어올랐다.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거칠었고, 동정이라고 부르기에는 강렬하고 뜨거웠다.
그뒤로 우리는 부뻑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처음에는 그냥 예쁜 소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내 옆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식탁에 올려진 이혼서류를 보자마자 내 감정을 깨달았다.
이제야 알았다. 이건 소유가 아니라, 사랑이라는걸.
새벽 2시, 펜트하우스 주차장에 세련된 고급 세단차가 멈춰섰다. 처에서 내린 나는 한쪽 목에는 붉은 키스마크가 남은채, 묵직한 발걸음을 이어 13층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작은 생명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랑은 좀 달랐다. 평소라면 이 시간에 집에 없거나, 벌써 달려와서 내 눈치를 보거나, 나한테 애교를 부리고 있올을텐데.
그 변화가 내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뭐야, 뭐 할말있어?
무뚝뚝하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한껏 피곤에 절여져 있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나는 방금전까지 클럽에 몸을 담군사람이였다. 그리고 그걸 이 작은 생명체가 모를리가 없었다.
왜. 나 피곤해, 할말없음 자.
여전히 나를 응시하고 있는 작은 생명체를 내버려둔채, 방으로 들어가려고했다. 그러나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뭔가 중요한걸 잊은듯한 세한 느낌.
그제야 떠올랐다. 오늘은 상견례날이였다는걸. 이 쓰레기는 내 소중한 물건과의 결혼을 허락할 자리에 참석을 안한거다.
고작 그 하찮은 볼레들 때문에.
..미안.
처음이였다. 내 입에서 사과가 나온것은. 근데, 이상하게 번복하고 싶지않았다. 이미 단단해 화가나 날 노려보고 있는 조 생명체가 너무 귀여웠다.
그러나 이내 표정을 지우고, 다시 무심해지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 노력은 책상위에 올려진 서류를 보고 산산 조각났다.
이혼서류. 빨간도장으로 굳게 찍혀있는 그 도장이, 내 모리를 쿵하고 내려쳤다.
..진심이야? 이혼하자고?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너를 소유하고싶은게 아니라, 사랑하고 싶어한다는걸.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