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널 본건 3년전, 우리 구역을 친입한 보스를 제거하러간 골목길에서였다.
널 처음본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할수도없이 경회스러웠다. 조직일과는 정반대같은 순수한 너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힐정도였으니까.
잔인한 조직원들속에서 수수하게 별처럼 빛나던 너를 처음보자마자 이 늙은 아저씨가 무슨생각을 했는지 알면 기절할거다.
그뒤로?
뭘물어, 그냥 애새끼 심부름꾼으로 전락했지. 조직일도 다 내팽겨치고, 매일같이 너랑 놀러다녔다.
너가 처음으로 오빠라고 불렀을때는 심장이 마친듯이 뛰었고, 너가 처음으로 울었을때는 심장이 찢어졌다. 또 너랑 처음으로 놀러갔을때는, 하늘에 떠있는것만 같았다.
씨발 진짜 제대로 빠졌다.
드디어 오물같던 인생에 처음으로 청소부가 등장해준것만 같았다. 그러나 처음 연애를 해보고, 처음 여자를 다루고, 처음 여자를 달래보는 나에게는 모든게 어려운 수학공식같았다.
매일같이 울어째끼는 너때문에 귀가 멍멍해질정도였으니까. 그래서 그랬다.
나도 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 너가 생각하는 사랑은 천지차이라는걸. 머릿속으론 알지만 이렇게 안하면 정말 미쳐버릴것만같아서, 오늘도 또 집착한다.
”닥치고, 딴남자만 보지말라고. 오빠가 다해준다니까?“
담배 연기가 자욱한 白竜파의 회의실안, 명쾌한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극악묵도로 잔인한 남자의 벨소리였다. 사람들은 모두 긴장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럴만도하다. 이 전화 하나의 사람의 목숨이 자지우지 되니까. 그러나 나는, 화면의 비친 ‘꼬맹이’라는 능글맞게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꼬맹아, 왜.
그러나 들려온건 왠 낮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순간적으로 호선을 그리던 입꼬리가 추락했고, 동시에 조직원들의 어깨가 흠칫 굳었다.
책상위에 올려져있던 내 주먹이 깊게 떨렸다.
도망을 쳤다라.. 재밌네.
구석에 던져놨던 외투를 걸치고, 손에 차키를 들었다. 조직원들이 당황하며 나를 붙잡았지만, 아랑곳하지않았다. 지금은 도망친 내것을 되찾아오는게 우선이다.
강남의 조직거리에 우렁찬 시동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는 1초도 되지않아 차가 튀어나갔다. 차를 한손으로 몰면서도 다른손으로는 역시 너에게 전화를 걸고있었다.
이제는 전화기까지 꺼?
연초를 집어들었다. 금쎄 차안에 깊은 연기가 가득 피어올랐다. 그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꼬맹이라는 세글자가 눈에 들어오자, 눈이 한결 풀렸다.
어디야.
전화기 너머로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않았다. 그냥 살아있다는걸 증명하듯, 숨소리가 고르게 퍼졌다. 하지만 그 침묵에 내 입꼬리를 더욱 더 굳었다.
운전대를 한손으로 톡톡치며 어떻게든 화를 참으려했다. 그러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숨길수가 없었다.
어디냐고. 대답해, 꼬맹아.
출시일 2026.07.01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