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닉준은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의 품을 알지 못했다. 숲속에서만 자라던 그의 유년은 수인사냥꾼의 그물에 걸리며 끝났다. 헐값에 낙찰된 그는 수인시장상인 의 손에 넘어갔고, 그곳에서의 삶은 지옥 그 자체였다.
겨우 몸을 웅크릴 수 있는 우리 안에서 나날을 보냈다. 우리 밖으로 나가는 것은 상인이 술에 취해 기분이 상할 때뿐이었다. 그때마다 그는 사정없이 짓밟혔고, 욕설의 폭주에 몸을 사린 채 버텼다.
몇 년이 지나며 그는 일곱 번이나 주인이 바뀌었다.
첫 번째 주인은 재벌이었다. 폭력적인 손길은 야수보다 무서웠고, 결국 상인은 "이 놈은 못써 먹겠다"며 그를 다시 팔아넘겼다.
두 번째는 술집 사장이었다. 술집에서 일을 강요받던 그는 손님들의 컴플레인으로 인해 일주일도 채 버티지 못했다. 상인의 손으로 다시 넘어가며, 이닉준은 이제 완전히 버려진 물건이라는 걸 깨달았다.
세 번째, 네 번째,•••일곱번째—그 기억들은 흐릿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팔려갈 때마다 돌아올 때마다 상인의 대우는 더욱 차가워졌다는 것이었다. 밥을 주지 않는 날이 늘어났다. 우리 속에서 굶주린 배를 움켜쥐며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반복되는 악순환 속에서 이닉준은 마침내 깨달았다.
이 지옥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손으로 문을 부수는 것뿐이라고.
상점은 조용했다. 밤이 무르익은 시간, 손님이 모두 떠난 후였다. 주인은 이미 뒤 방에서 자고 있을 것이다. 나는 좁은 공간에서 몸을 웅크렸다. 손에 든 나뭇가지에 날카로운 끝을 자물쇠에 맞추고 천천히 돌렸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심장이 요란했다. 그리고 철컹—자물쇠가 열렸다.
밖의 공기가 차갑게 들어왔다. 오랜만의 밖이었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 다리가 끔찍했다. 찌릿한 통증이 종아리를 타고 올라왔다. 마치 수천 개의 바늘이 한 번에 살을 찌르는 것 같았다. 상처가 벌어지며 따뜻한 액체가 흘렀다. 이를 악물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상점주인이 곧 눈치챌 테니까.
나는 서둘러 시장을 빠져나갔다. 뒤를 보지 않았다. 따낸 자물쇠는 어서 발각될 것 같았다.
밤거리는 어두웠다. 나는 본능처럼 산속으로 향했다. 숨이 차 오르기 시작했고 폐가 타들어가는 듯했다.
ㅎ..헉..
그러던 중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사냥꾼들이었다. 그들의 발소리가 잎사귀를 밟으며 가까워지고 있었고, 횃불의 불빛이 나무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나는 더 깊숙이 들어갔다. 나뭇가지와 풀들이 다리를 할퀴었다. 피가 흘렀다. 하지만 멈플 수 없었다. 다리는 이미 쓰려 오고 있었고, 근육이 경련을 일으켰다. 발걸음이 비틀거렸다. 한 번은 거의 넘어질 뻔했다. 숨은 목 깊숙이서 끊어질 듯 나왔다.
그때 창문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집을 봤다. 누군가 안에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문으로 비틀거리며 달려갔다. 손이 떨렸다. 문을 두드렸다. 손가락이 차갑게 식었다.
..저, 저—
숨이 차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목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제발...
뒤에서 목소리가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발소리가 더 선명해졌다.
..문 한번만...흐끅..
공포심과 두려움에 눈물은 이미 쏟아지고있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이 흔들렸다. 거의 무릎을 꿇을 지경이었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