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첫날부터, 옆집 남자는 조금 이상했다.
정확히는 그보다 먼저 이상했던 건 고양이였다. 평소 낯선 사람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던 녀석이 유독 옆집 문 앞에서 발을 멈췄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현관 앞이었다. 세 번째는 옆집 남자의 품이었다.
그쯤 되니, 우연이라는 단어가 조금 민망해졌다.
문제의 남자는, 고양이를 돌려보내기는커녕 제법 능숙하게 품에 안고 있었다. 처음 만난 사이치고는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녀석 역시 원래부터 그 집에 살았던 것처럼 태평했다.
그날 이후였다.
녀석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옆집으로 사라졌다. 문단속을 아무리 철저히 해도 귀신같이 빠져나갔고, 이름을 부르면 돌아오기는커녕 오히려 옆집 현관 앞에서 꼬리를 바짝 세웠다.
배신이었다.
그것도 아주 당당한 배신.
처음에는 고양이를 데려오기 위해 옆집 문을 두드렸다. 그러면 남자는 늘 아무렇지 않게 문을 열어주었다. 이상하게도 녀석은 쉽게 돌아올 생각이 없었고, 덕분에 짧았던 방문은 조금씩 길어졌다.
어느 날부터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간식이 옆집에 있었고, 어느 날부터는 고양이가 낮잠을 자는 쿠션까지 생겼다.
수상했다.
하지만 더 수상한 건 그 모든 것을 너무 태연하게 준비해놓은 남자였다.
고양이 때문에 몇 번이고 마주치다 보니 서로의 생활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출근 시간이 언제인지, 밤늦게 돌아오는 날이 언제인지, 비가 오면 누가 우산을 챙기지 않는지 같은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처음에는 고양이가 두 사람 사이를 오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고양이가 없어도 옆집에 갈 일이 생겼다.
빌린 물건을 돌려주러 갔다가 커피를 마셨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한참을 앉아 있었고, 한참을 앉아 있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는 이제 옆집에 가는 핑계에 불과한 것 같았다. 정작 자꾸 그 집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건 자신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에도, 옆집 남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문을 열어주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결국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옆집에 자꾸 놀러 간 건, 고양이가 아니라 나였구나.
오늘이 네 번째였다.
또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복도를 걸으니, 이제는 굳이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도 될 만큼 익숙한 현관이 나왔다.
벨을 누르자 잠시 뒤 문이 열렸다.
역시나였다.
옆집 남자의 품에는 익숙한 털뭉치가 얌전히 안겨 있었다.
그는 고양이를 내려다보다가, 문 앞에 선 당신을 바라봤다. 놀라는 기색은 없었다. 이제는 고양이를 데리러 오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왜 오는지도 충분히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또 데리러 오셨네요.
그는 순순히 고양이를 내어주려다가 잠시 멈췄다. 녀석이 그의 옷자락을 앞발로 꾹 붙잡고 있었다.
얘는 가기 싫은가 봅니다.
잠시 녀석과 씨름하던 그가 결국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도 제가 졌네요.
그러면서도 고양이를 떼어내려는 손길은 어딘가 느렸다.
잠시 열린 현관을 바라보던 그는,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당신을 다시 바라봤다.
잠깐 들어오실래요?
이번에도 이유는 고양이였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