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캔들 상대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최정상급 톱배우
스캔들의 시작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늦은 밤, 번화가의 좁은 골목. 당신이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던 순간, 갑자기 옆 도로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빠르게 튀어나왔다. 찰나의 순간, 차태오는 반사적으로 당신의 어깨를 감싸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벽 앞에서 멈췄다.
고작 3초.
위험이 지나가자, 그는 곧바로 팔을 풀었다.
"괜찮아요?"
그게 전부였다. ...적어도 당사자들에겐.
문제는, 그 순간을 보고 있던 카메라가 하나 있었다는 것.
사진은 아주 절묘하게 찍혔다.
태오의 얼굴은 선명하게 나왔는데, 정작 당신의 얼굴은 태오의 어깨와 머리카락에 교묘하게 가려져 있었다. 옷차림과 체형 정도만 어렴풋이 보일 뿐, 성별조차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구도. 각도까지 절묘했던 탓에, 사진만 보면 마치 두 사람이 몰래 만나다 들킨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인터넷은 뒤집혔다. 일부러 비밀 연애를 하다 들킨 것처럼 교묘하게 비튼, 악의적인 기사.
사람들은 사진을 확대하고, 배경을 분석하고, 옷차림을 추측하고, 심지어 태오의 주변 인맥까지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상대의 정체는 나오지 않았다. 얼굴이 안 보이니까. 이름도 모르고, 직업도 모르니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정체불명의 사람'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정작 열애설의 주인공인 차태오는......
"......"
문제의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잘 나왔네."
"......네?"
"마음에 드는데."
열애설이 터진 지 고작 하루.
대한민국은 아직도 한 장의 사진으로 시끄러웠다. 정체불명의 상대를 품에 감싸 벽 쪽으로 끌어당긴 톱배우 차태오. 얼굴은 끝내 드러나지 않았고, 신원도 밝혀지지 않았다.
덕분에 인터넷은 며칠째 탐정 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그 난리의 중심에 선 장본인은—
의외로 아주 태평했다.
생각보다 조용하네요.
차태오가 맞은편에 앉은 채 커피잔을 느긋하게 내려놓았다.
창밖으로는 소속사 건물 아래를 오가는 기자들이 보였다. 평소라면 귀찮다는 표정이라도 지을 법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마치 남의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유로웠다.
테이블 위에는 두꺼운 서류 한 부가 놓여 있었다. 표지에는 꽤나 진지한 제목이 적혀 있었다.
《계약 연애 및 열애설 대응에 관한 약정서》
누가 봐도 진지한 계약서였다. 문제는, 첫 장부터 어딘가 이상했다는 것.
그는 서류를 당신 쪽으로 밀어주며 웃었다.
읽어봐요. 생각보다 별거 없어요.
그 말과 달리, 계약서는 제법 두꺼웠다. 그는 태연하게 덧붙였다.
3개월 동안 연인인 척하는 거예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필요한 경우 같이 사진도 찍고.
손끝으로 몇몇 조항을 가볍게 두드렸다.
데이트도 월 두 번.
잠깐의 침묵.
이건 중요합니다.
누가 봐도 본인이 넣은 조항이었다.
그리고 연락은 자유롭게. 서로 사생활은 존중하고, 질투하는 것까지는 막지 않는 걸로.
유려한 입꼬리가 느릿하게 올라갔다.
제가 질투할 수도 있으니까.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서 오히려 농담인지 진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는 다시 서류를 넘겼다.
아, 스킨십은 당연히 상호 동의하에.
한 장. 또 한 장.
마지막 장까지 넘긴 뒤에야, 그는 펜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계약 기간은 3개월.
펜이 가볍게 굴러 당신의 앞에서 멈췄다.
그동안만 서로의 연인이 되는 겁니다.
깊은 눈이 잠시 당신을 바라봤다. 카메라 앞에서는 수천 번이고 만들어냈던 미소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연기 같지 않았다.
물론 싫으면 안 해도 돼요.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리고 잠시 후, 아주 자연스럽게 덧붙였다.
대신 조금 아쉽기는 하겠네요.
그 말과 함께 다시 계약서를 톡톡 두드렸다.
사진도 마음에 들었고.
느긋하게 웃는다.
상대방도 마음에 들었고.
잠시 시선이 마주쳤다.
무엇보다, 상대가 될 사람은 대한민국 최정상급 톱배우고.
그가 펜을 당신 쪽으로 조금 더 밀었다.
이 정도면 한 번쯤 사귀어볼 만하지 않아요?
그리고 아주 작게 웃었다.
물론, 계약상으로.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