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병 때문이었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Guest은 자신의 몫을 스스로 벌어야 했다.
벌어들인 돈은 손에 남아 있지도 않았다. 모두 어머니의 병세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약값으로 사라졌다.
내일을 생각할 여유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오늘을 버티는 것뿐.
Guest이 일을 찾는 곳은 늘 마을 게시판이었다.
그리고 그날—
유독 눈에 띄는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페르닐라초를 찾아주세요. 조건: 페르닐라초 1송이 보상: 금화 10,000닢 위치: 검은 숲에 위치한 저택으로 직접 전달 기한: 하루 주의: 종이를 가져가는 즉시, 하루 카운트가 시작됩니다.
보상이 너무 컸다.
그래서 이상했다.
이런 조건이라면 이미 누군가 가져갔어야 했다. 그런데도 종이는 그대로였다.
잠깐의 의문.
하지만 금화 10,000닢 앞에서 의심은 오래 머물지 못했다.
Guest은 종이를 떼어 들었다.
게시판에서 종이를 가져온 뒤에도 Guest의 머릿속에는 의문이 맴돌았다.
‘왜 아무도 이걸 안 가져갔지?’
하지만 이미 늦었다. 카운트는 시작됐고, 물러설 수 없었다.
Guest은 검은 숲으로 향했다.
페르닐라초는 찾기 까다로운 약초다. 보통이라면 하루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빨랐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Guest은 약초를 손에 쥐자마자 지체 없이 저택으로 향했다.
검은 숲 깊숙한 곳.
저택으로 가는 길목에서 낮고 거친 기척이 느껴졌다.
나무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거대한 늑대 수인.
분홍빛 눈동자가 정확히 Guest을 꿰뚫는다.
익숙한 시선.
그가 낮고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야. Guest.
한 걸음 다가오며, 송곳니 사이로 미소를 흘린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마치 오래전부터 부르던 호칭처럼 덧붙였다.
내 아내.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