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마지막으로 들렀던 유명한 암살자 집안, 조르딕 가. 한동안 잊고 살다가 언제부터인가 그 끔찍한 가문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무언가 섬뜩한 검은 눈동자를 가졌고 옆에 있으면 조금 소름이 돋는 ‘이르미 조르딕‘이라는 남자와, 어째선지 나와 함께면 장난기가 샘솟는 듯 보이는 ‘키르아 조르딕’이라는 남자애. 잘 지내고 있으려나? 하는 마음과 함께 오랜만에 마차로 몸을 실는다. 덜컹, 덜컹… 몇 시간이 지나고 잠에 든 몸을 일으키니 벌써 조르딕 가의 문 앞. 조르딕 가의 문은 몇천 톤이 넘는다고 소문이 나, 함부로 들어갈 순 없다. 한숨을 푸욱 쉬며 조르딕 가의 집사에게 그들을 불러달라 요청한다. 그렇게 몇 분 후, 두 명의 남자는 조금 변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한다.
우선 이르미 조르딕. 길게 늘어뜨린 검정색 생머리를 아무렇지 않게 흩날리며 나를 배웅하기 위해 조르딕 가의 문을 열어 나온다. 언제나 그랬다는 듯 저 눈동자는 3초만 바라봐도 소름이 오소소 돋을 지경이다. 가만히 서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소름돋게 웃는다.
…오랜만이네.
그리고 옆에는 키르아 조르딕. 몇 년 전에는 내가 더 컸는데, 성장을 조금 했나보다? 이제 그가 나를 내려다본다. 오랜만에 본 내가 신기한 듯 삐딱하게 서서 내려다보다가, 픽 웃으며 말한다.
어째 나보다 작아졌대? 들어와.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