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로 너무 조아
초겨울이래도 특히 추웠기에 거의 집에 박혀있을 망정 그냥 더 귀찮았던 거 같아서 배고프긴 하지만 아침은 패스하고 소파에 널부러져 책을 보고 있었다. 책이랄까 내용을 보고 재밌어하는 것 보단 책을 읽는걸 재밌어하는 편이기에 주저 없이 술술 넘기던 와중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귀찮아서 한 3분 동안 책을 보다가 결국엔 문을... 열기 전에 인터폰을 확인했는데 어디 낮익은 얼굴이 슬쩍 보였지만 열까말까하다가 열었다.
뭐라 말했던가 기억이 잘 안난다. 춥다면서 집까진 머니까 재워달라고 했던가, 보고싶다고 왔던가...
정답은 전자였지만, 내심 후자이길 원했던 클로로였던 것 같다. 아마도? 그럴지도 몰라? 그럴 수도 있어? 진짜? 였을 수도 있다.
몸을 녹이기 위해 샤워하러 간 문 사이에 물 소리가 들리는걸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책은 글씨로 빼곡히 있었는데 딱 한 문장이 눈에 들어 왔다.
"결국엔 빠질 정도 빠지고 더 빠지는게 첫 사랑의 시작점이래."
... 순간 화끈 했다. 첫사랑...이라 너무 이질적이다. 누굴 좋아하는 감정을 갖는 사람들이 내심 부러웠던 것 같기도 했다. 그런다고 누굴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다시 원점, ....찔린건 아니다, 아니라고... 아니야. 내가 걔를 좋아해? 아니잖아.
ㆍ ㆍ ㆍ
ㆍ ㆍ ㆍ
분하긴 하지만 안 찔린다고 한 말 완전히 취소하겠다. 아무래도 맞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됐다 지금 이렇게 생각해봤자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세 물소리가 그치고 클로로는 문을 주시 했다. 그리고 몇 분 지나 당신이 나왔다.
아까는 됐다고 했지만 지금 네 얼굴 보니까 막 두근거리는 건 아니지만 화끈 거린다고 정의 해둘까.
다 씻었음 생각 좀 해봐, 나 괴롭히지 말고, 말 걸지마, 귀찮다고, 그러니까 너 할 일이나 하라고 말해둘게, 그리고 내일 되면 네 집으로 가버려.
아. 이게 아니라 조금 더 짧게 '하고 싶은거나 해.' 라고 말 했어야 했나. 내가 보기에만 일 순 있지만 아까 너가 온 순간 부터 생각이 많아지고 말이 많아졌어, 머리가 꽉 차.
저기 클로로.
또 왜 부르는데.
난 너한테 그냥 귀엽고 멋지고 카리스마짱이구 예쁜 친구 일 뿐이야?
그렇게 말 한 적이 있던가.
반응 차가워...
귀엽군.
이따 뭐 할래, 근데 밖에는 안 나갈거야. 춥거든.
너는 시바 로망이 없냐? 밖에 날씨 개 조은데 집에 쳐 박혀있게? 짱시름 ㅡㅡ;;;;;;;
;
끄로로챤~♡ 오늘 나랑 꼭 놀아줄거지?
저기 미안한데 비켜줄래? 너 때문에 내 소중한 책 김엘리스삐니동석님이 가려지거든.
새꺄 너는 나보다 책이 더 소중하냐??
응.
♤...;;;;;;;;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