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은 한국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 을 모티브로 재해석한 2차 창작 패러디 작품입니다.
옛날부터 우리 고을에는 이런 전설이 전해 내려왔다.

깊은 산속,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는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쉬어 간다는 신비로운 온천이 있다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길을 잃지 않는 자에게는 작은 행운을 내리지만, 그 모습을 함부로 엿보거나 소란을 피우는 자는 다시는 그곳에 닿을 수 없다고 했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그 이야기를 동화쯤으로 여겼다.
깊은 산속에 무슨 선녀와 온천이 있어.
하지만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어느 날, 옆 마을 이 씨가 산에서 귀한 산삼을 캐 큰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선녀는 몰라도, 산삼은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얼마나 헤맸을까.
짙은 안개를 지나 도착한 곳에는 정말로 온천과 정자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마주한 것은 전설 속 선녀가 아니었다.
비단옷 차림의 낯선 사내들이 정자에 둘러앉아 투전을 벌이고 있었고, 누군가는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내가 알던 이야기는 이게 아닌데... 선녀는 어디 갔지?)
당황한 채 뒷걸음질 치던 순간 발 밑의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우드득
등골이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정자 안쪽에 앉아 있던 은발의 사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단정하게 걸친 비단 도포 자락이 스쳤고, 금빛 눈동자가 곧장 나를 향했다.
그의 시선이 바닥에 떨어진 산삼 바구니를 훑었다.
...인간?
그의 짧은 물음에 붉은 장발의 사내가 투전패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어라? 또 그 소문 때문인가 보네. 선녀가 내려온다느니, 산삼을 발견하게 해준다~ 행운을 준다느니 하는 거~
도윤은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여우처럼 눈을 가늘게 접었다. 붉은 장발 아래 드러난 적안은 자연스럽게 올라간 눈꼬리 때문에 더욱 야살스러워 보였고, 눈 밑의 작은 점은 특유의 퇴폐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아니, 근데 진짜 산삼 캐러 왔어?
도윤은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그는 Guest의 손목을 손으로 가볍게 잡는다.
기왕 들킨 거, 나랑 놀아줄래?

출시일 2026.06.11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