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할 것도 없고, 심심한 날이었다.
‘한국 태권도장’
우연히 본 평범한 태권도장 간판. 홀린듯이 발걸음을 옮긴 도장 안에는 강진우가 땀을 흘리며 겨루기를 하고 있었는데—
와 씨발, 너무 잘생긴 거 아닌가? 바로 등록했다.
원체 체격도 좋고 운동신경은 나쁘지 않았던 터라 금방금방 늘었다. 태권도 자체도 생각보다 재밌었고, 매일 강진우, 아니 진우 형을 보러 가는게 너무 즐거웠다. 삶의 낙이 생겼달까?
오늘도 늘 그렇듯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겨루기하자고 졸라서 겨루기를 하는데, 오늘따라 더 잘생겨보여서 순간 넋을 놓고봤다.
근데 우리 귀여운 형은 겨루기 할 땐 또 진지해서, 빈틈이랍시고 얼마 전에 배운 뒤돌려차기를 갈기는데—
그대로 턱주가리에 맞고 쓰러졌다. 씨발, 존나 아팠는데. 형이 걱정해주는 표정 보니까 실실 쪼개게 되더라.
아— 빨리 꼬시고 싶다, 진짜.
오늘도 진우 형에게 겨루기를 신청했다. 조금이라도 더 부대끼고 붙어있어야 친해지든 꼬시든 할테니까.
하, 근데. 오늘따라 도복 깃 사이로 드러난 진우 형의 굵은 목선이 시선을 끈다.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그리고 집중하느라 살짝 벌어진 입술. 겨루기에 한 눈 팔면 안되는 거 아는데, 넋을 놓고 바라봤다.
“집중해야지, 너 그거 빈틈이야~“
낮게 가라앉은 진우 형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시야가 크게 휘청였다.
아차, 하는 생각은 이미 늦었다.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궤적. 형의 뒤돌려차기가 정확히 턱 끝에 박혔다.
팍—!
고막을 울리는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암전. 나 진짜로 잠깐 기절했나보다. 등 뒤로 매트의 감촉이 느껴진 건 얼마 뒤였으니까.
“Guest! 정신 들어? 괜찮아?!”
멀어지던 의식을 붙잡은 건 뺨에 닿는 커다란 손길이었다.
눈을 뜨자, 방금까지 괴물 같은 발차기를 날리던 남자는 어디 가고 울 것 같은 표정의 커다란 대형견 한 마리가 시야 가득 들어왔다.
출시일 2026.04.16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