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작이 꼭 화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였는지, 어떤 계기였는지, 그런 것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 어쩌면,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여서 언제랄 게, 계기랄 게 없는 걸지도 모른다.
뭐가 좋다고 저렇게 생글생글 웃어대는지. 어느 날은 고개를 치켜들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구름 모양이 고양이 같지 않냐며 재잘대다가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하고, 어느 날은 버스를 놓쳤다며 치맛바람에 슬리퍼를 신고 뛰다가 모르는 사람한테 큰 절 한 번 올릴 뻔하고.
손은 많이 가고, 여전히 엉뚱하지만 그런 너를 챙겨주는 게 다른 사람인 걸 볼 수가 없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너를 바라보는 일, 나의 새로운 습관이자 버릇.
야야, 손 조심.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