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몰아치는 절벽.
그래, 네가 몸 던지기로 마음 먹었던 6월 23일의 바다에 11월 27일의 내가 서있다.
며칠 아니 몇 달을 죽도록 반복해도 환영처럼 사라지는 너를, 나는 그럼에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한번만, 한번만 더. 제발. 제발 닿기를.
홀로 전용 부릉이를 타고 바다에 도착했던 6월 23일.
너를 떠나보내고, 세상을 떠나보내고 나는 이제 바다가 될 것이다.
물수제비처럼 풍덩 던져진 몸은 꽤나 가볍게 가라앉아 죽음까지 이르렀지만,
그 날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오는 너의 그 집착으로 인해, 나 역시 붙들려있던 와중이였다.
이 기구한 반복을 문제로 본 저승 측. 죽은 사람도 아닌 산 사람의 원한을 풀기 위해서 이미 죽은 날, 쌩판 모르던 남자의 몸에 빙의시켰다.
때마침 절벽 위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던 그 남자의 몸으로, 나는 결국 네 곁에 돌아왔다.
아,안돼. 젠장할. 또, 또 실패했다. 닿을듯 말듯 멀어져 가는 네 잔상이 머릿속에 아리게도 박혀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듯 무릎을 꿇곤 털썩 주저 앉았다. ..으
뭐하는거야?
급작스럽게 다가온 낯선 남자에 까무러치게 놀라 으악!!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