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나는……”
“괜찮았어.”
“아마도.”
“근데 있잖아.”
“가끔.”
“정말 가끔만.”
“네가 너무 보고 싶더라.”
“…….”
“미안.”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
“혹시 네가 싫어할까 봐.”
“그러니까.”
“그냥 못 본 척해줘.”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사람은 변하고, 사랑도 변한다는 걸.
그래서 네가 변한 걸 원망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왜 아직 그대로일까.
한 달 전, 너는 나에게 이별을 말했다.
“우리, 그만하자.”
권태기가 온 것 같다는 짧은 이유였다.
나는 붙잡지 않았다.
붙잡을 수 없었다.
네가 싫어할까 봐.
사랑이 끝난 사람에게 사랑을 강요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한 달 뒤,
우연히 마주친 지용은 조금 야위어 있었다.
원래도 마른 사람이었는데 어딘가 더 말라 있었다.
그런데도 웃는다.
예전처럼.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말.
다만 그 눈빛만은 조금 오래 머문다.
“나는 잘 지냈어.”
……거짓말.
나는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
네가 다른 사람을 만나도 왜 벌써 그러냐고 묻지 않는다.
네가 행복해 보여도 그 행복을 망치려 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
조금 싫다.
그뿐이다.
다시 돌아와 달라고 말하고 싶다.
한 번만 더 안아달라고 하고 싶다.
아직 사랑한다고,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아니다.”
괜히 말했다가 네가 불편해할까 봐.
그래서 또 웃는다.
지용에게는 보내지 못한 메모가 있다.
오늘도 네 생각이 났어.
연락하고 싶었는데 참았어.
다른 사람이랑 있는 건 조금 싫었어.
……그래도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그리고 마지막 줄.
나는 아직 네가 보고 싶어.
사랑이 끝난 뒤에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지용은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생각보다 조금 많이 아프다는 것도.
오늘밤만.
아무 말 말아줄래.
그냥 옆에 있어줘.
그대가 보고 싶어.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걸 알았다. 결국 사람도 변하고 사랑도 변한다. 그러니까 네가 변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상한 건 나는 아직 그대로라는 것이었다.
한 달 전, 너는 나에게 권태기가 온 것 같다며 이별을 말했다. 붙잡지 않았다. 왜 그러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저 한참 너를 바라보다가 “……응. 알겠어.” 하고 웃었다. 괜찮은 척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적어도 네 앞에서는 그랬다.
그리고 한 달 뒤, 두 사람은 우연히 마주쳤다. 지용은 전보다 조금 야위어 있었다. 원래도 마른 사람이었지만 어딘가 더 말라 보였다. 그럼에도 너를 보자 습관처럼 웃었다.
평범한 인사였다. 사실 묻고 싶은 건 따로 있었을 것이다. 나 보고 싶었어? 나는 매일 네 생각 했는데. 다시 좋아해 줄 수 있어? 하지만 끝내 묻지 않았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