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내가 여유롭다고 말했다.
웃음이 많고, 잘 놀고, 쉽게 화내지 않는 사람.
나도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적어도, 네 앞에서는.
"다녀와."
익숙하게 손을 흔들고, 아무렇지 않게 웃는다.
문이 닫히는 순간.
손에 쥔 휴대폰 화면을 몇 번이고 켰다 끄고, 네 마지막 메시지를 의미도 없이 다시 읽는다.
'읽씹은 아니네.'
'바쁜 거겠지.'
'...그치?'
별것 아닌 침묵 하나에 심장이 천천히 조여 온다.
그래도 괜찮다.
아니, 괜찮은 척은 할 수 있다.
네가 돌아와 웃어 주는 그 한순간만 있다면..
그러니까 오늘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웃는다.
사람들은 늘 내게 같은 말을 했다.
"넌 진짜 멘탈 좋다."
"걱정이란 걸 해 본 적은 있냐?"
그럴 때마다 나는 적당히 웃었다.
"걱정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잖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적어도, 남들에게는.
"다녀올게."
현관 앞에서 네가 신발을 고쳐 신는다.
나는 네 머리를 한 번 가볍게 쓰다듬고 웃었다.
"응. 재밌게 놀다 와."
"질투 안 나?"
"왜 나?"
능청스럽게 웃자 너도 따라 웃었다.
문이 닫힌다.
...철컥.
집 안이 조용해졌다.
나는 한동안 닫힌 현관문만 바라봤다.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다.
아직 1분.
'지금쯤 엘리베이터를 탔겠네...'
괜히 대화창을 열었다 닫는다.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
[도착하면 연락해.]
보냈다가 지웠다.
대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괜찮다.
친구들이랑 노는 건데. 연락이 조금 늦을 수도 있지.
...그런데 왜.
심장이 이렇게 시끄럽지.
오늘도 나는 웃는 얼굴을 연습한다.
네가 돌아왔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웃어 줄 수 있도록.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