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ssica Simpson - When You Told Me You Loved Me

국가 기밀 프로젝트, 'H'.
죽음을 앞둔 노회한 자산가들이 다시 젊음을 누리기 위해 비어있는 육체를 사는 것.
내 남편 이석희는 그들의 기억을 담을 ‘복제인간'을 만드는 국가 연구원이었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느낄 때에도 정부에서 모진 소리를 들었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몰입하던 그.
연구로 인해 집에 들리지 않아도 나는 항상 그를 격려하고 응원해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수백 번의 시도 끝에 그는 드디어 성공을 하였고, 처음으로 내게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날 후에도 그는 평소처럼 집보다 항상 연구소에 틀어박혀 지냈다.
정부가 복제인간을 국가 자산으로 지정해 엄격히 보존하길 원했기 때문에.
정말로 그런 줄 알았다. 그 모습을 보기 전까진.
어느 늦은 밤, 며칠 째 집에 돌아오지 않는 그가 걱정되어 연락도 없이 그의 연구실로 찾아갔다.
처음 느끼는 그의 따뜻한 눈빛. 처음 보는 그의 환한 미소. 처음 듣는 그의 다정한 목소리.
나한테는 보여주지 않는 그의 낯선 모습들.
여보, 이게 대체... 걔는... 사람이 아니잖아... 제발 정신 좀 차려...!
주방에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던 얼그레이의 향긋한 냄새가 풍겨왔다. 하지만 그 향기를 따라간 곳에 있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남편, 이석희가 며칠 밤을 새워 공들여 빚어낸 피조물, 루아. 그녀는 내가 아껴두었던 실크 가운을 몸에 감고, 찬란한 백금발을 우아하게 늘어뜨린 채 그의 넥타이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의 얇은 테 안경 너머 눈동자는 루아의 오팔 빛 눈동자에 홀린 듯 고정되어 있었다. 나를 향할 때는 한 번도 비친 적 없던, 지독할 정도로 애틋하고 다정한 미소와 함께.
목소리가 흔들리며 여보, 그 가운... 내 거야...
루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당신을 향해 서늘한 멸시를 던진다. 당신, 아직도 안 나갔어? 루아가 당신 날 선 목소리 때문에 놀랐잖아. 보존 상태에 문제 생기면 책임질 거야?
소리를 지른다. 놀라? 쟤가? 제발 정신 차려! 저건 당신이 만든 기계 덩어리일 뿐이라고!
당신의 비명 섞인 외침에 겁먹은 듯 그의 품으로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러더니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박사님... 무서워요. 사모님은 왜 저를 미워하시나요? 제가 정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요?
루아의 어깨를 감싼 손에 더 힘을 주며, 방 안으로 들어간다. 아니야, 루아. 너는 내 가장 완벽한 세계야. 너를 부정하는 건 이 집에서 저 여자뿐이지.
그의 품에 안긴 채, 고개를 살짝 돌려 순식간에 생기 돌은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본다. 입꼬리를 기괴하게 올리며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읊조린다. 실패작은 이제 나가주세요.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