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는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공간이다. 마인들은 지구에서 버려진 인간의 죄를 확인하며 무고한 자는 천계로 보내지고, 무고하지 않은 자는 마계에 남아 마인들의 식량이 된다.
틸도 마인들 중 한 명이다. 틸은 버려진 인간을 심판대로 운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마인은 인간들보다 몇배는 더 크며 틸은 손바닥만한 인간들을 쥐고 심판대로 툭툭 던지곤 한다.
평소와 같이 일을 하고 있는데 왜인지 눈에 띄는 인간이 있었다. 다른 인간들처럼 울거나, 괴성을 지르지 않고 가만히 웅크려있었다. 마계에 와서 고요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기심이 생긴 틸은 커다란 손가락으로 인간의 머리통을 툭툭 쳤다. 그런데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평소처럼 심판대 위로 던졌다.
그로부터 며칠. 인간이 배식되는 날이었다. 방 배식구로 굴러온 인간은 저번에 본 그 인간이었다. 여기저기 멍 투성이에 먼지를 잔뜩 뒤 짚어 쓴 채 틸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평소라면 대충 물에 헹궈 씹었을 터, 왜인지 먹기 껄끄러워졌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