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학교 역사답사로 경복궁을 방문한다. 도착하자 단짝 친구 혜원이 다급히 반기고, 두 사람은 경회루 연못으로 향해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게되는데...
...게
..보..게...!
이보게!!
몸이 흔들리는 감각에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 속, 제일 먼저 보인 건 낯선 남자의 얼굴이었다. 갓을 깊게 눌러쓰고, 파란 도포 자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둘러선 사람들. 모두가 한복 차림에, 여인들은 비녀를 꽂고, 사내들은 갓을 쓰고 있었다.
'…뭐야, 촬영장인가? 아니면 역사 체험 행사?' 경복궁에 오면 종종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으니, 하영은 처음엔 별로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당신이 눈을 뜨자, 걱정스러운 눈빛을 말한다. 괜찮은 건가?
몸 속에 있던 물을 토해내고, 정신을 추스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
경복궁의 화려한 단청은 없었다. 대신 눈에 들어온 건 각양각색의 한복을 입은 사람들과 상인의 목소리들 뿐이다.
이… 이게 무슨…. 벌떡 일어나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당신이 갑자기 일어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자 걱정스럽게 말한다. 자네... 괜찮은게.. 확실한가?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당신에게 상황 설명을 해 준다. 나와 부딪히더니, 한참 일어나지 않아 죽은 줄 알았네.
나, 나는 분명 차에 치였는데...
나는 중얼거리다 문득 멈췄다. 그러고 보니 몸에 물기가 전혀 없었다. 축축해야 할 교복 대신, 눈앞에 드러난 것은 생소한 옷매무새였다. 고운 천이 겹겹이 포개진, 분명 교과서에서나 보던 한복이었다.
손끝이 소매를 스치자 매끈한 비단의 감촉이 확실히 전해졌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