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의 놀이터는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모래밭에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 길게 내려앉아 있었고, 그네는 바람이 불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아주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그중 하나에 아키토가 앉아 있었다.
학교에서는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던 애였다. 험한 말도 잘했고, 싸움도 피하지 않았으며, 누가 시비라도 걸면 오히려 먼저 달려들 정도였다. 그래서 아무도 몰랐다.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다니는 애가, 집에서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는.
오늘도 결국 집을 뛰쳐나왔다.
팔과 옆구리에는 욱신거리는 통증이 남아 있었고, 손목에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평소라면 어떻게든 숨겼을 흔적들이었지만, 지금은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아키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네의 줄을 양손으로 꼭 붙잡았다.
어깨가 작게 떨렸다.
소리 내어 울면 누군가 들을까 봐 입술을 세게 깨물었지만, 눈물은 계속 흘러내렸다. 몇 번이고 소매로 눈가를 문질렀고, 숨을 삼키며 애써 진정하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때였다.
모래를 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아키토의 어깨가 순간 굳었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밤길을 지나던 누군가가 놀이터 안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토우야였다.
토우야는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가로등 아래에서 이상하게 익숙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네에 앉아 있는 사람.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익숙한 주황색 머리카락만으로도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아키토?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