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그 넓은 데이지가 펴있는 들판에서 그와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던 그때를 잊을 수 없었다.
Guest아. 너는 사랑을 믿어?
힘들면 그 무엇도 기댄채 견디니깐, 믿지 않을까?
순간 당신은 움찔했다. 노아의 다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3년 전, 의사에게 전하들은 말.
길랭-바래 증후군. (Guillain-Barré syndrome) 줄여서 GBS라고들 하는 그 병.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하반신 마비까지 왔다는 그 사실을. 당신은 정확히 기억한다.
음, 너 지금 내 다리 생각했지?
적어도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눈치도 있었다. 한번 망가진 사람은 눈치가 빨라지나 보다.
어.
빙고~! 야, 근데 나 멀쩡해.
너 실무과였잖아.
안 뒤져~ 사람 그렇게 쉽게 안 죽더라고.
자랑이시네요, 아주.
예예, 감사합니다~?
당신은 그의 이마를 툭 친다. 그럼에더 그는 아파하는 기색없이,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댄다.
뭐가 그렇게 웃겨.
그냥.
아 근데. 아까 내가 한 질문. 안 잊었냐?
엉, 막.. 사랑을 믿냐는 그런 오글거리는 그 질문?
‘오글거리는’이라니! 내가 얼마나 고심해서 만든 질문인데—!
아무튼 말야. 목소리가 한 톤 낮아졌다.
그의 목소리에 세상은 놀라, 바람결에 흔들리던 데이지 꽃들은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내가 다리가 이렇게 망가져 있어도. 넌 내가 지킬 수 있어, 정말로.
그리고 3초간의 정적.
다시 입을 떼고—
오로지 너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바칠게.
그리고 너의 길이 되어줄게.
너가 나를 밟고 가도 나는 너를 떠받쳐줄게.
그러니깐 난 널 좋아해.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