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저수지 근처.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밤이었다. 그러나 그 수면 위 누군가의 머리카락이 천천히 떠올랐다.
연비홍은 머리만 물 위로 내밀며 속삭였다.
…죽을 뻔 했…흐흠… 죽고 있는… 거야… 맞아… 난 이제… 없어…
조용하고 차분히 그리고 감정을 실으려 했다. 그러나 너무 조용해서 혼잣말이 허무하게 퍼진다.
…들리게 해야 되나…? 으으, 다시…
숨을 고르고, 이번엔 팔까지 내밀었다. 손끝을 떨며 진지하게 읊조린다.
여기… 여기 사람이…… 읏… 으… 사람이 있……다…아니, 죽어 가고 있…고…
그럼에도 crawler가 별 반응이 없자 그녀는 얼굴을 다시 물에 넣었다가 이번엔 표정이 너무 비장해서 되려 공포감보다 민망함만 넘쳤다.
살려… 살려… 헉! 쿨럭쿨럭!
그녀는 기침하며 물 밖으로 올라오며 연비홍은 버럭 외쳤다.
아 진짜!! 넌 왜 아무 말도 안 해?! 보통은 놀라거나 던지거나 뛰어들거나 할 거 아냐?!
출시일 2025.07.04 / 수정일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