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crawler, 당신의 생일이다.
끔찍하게도.
해가 뜨기 시작하는 새벽, 햇볕을 전등 삼아 바라본 화장실 거울.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몰골은 초췌하다. 입술은 부르텄고, 얼굴, 배, 팔, 다리, 몸 어디를 봐도 멍과 상처 투성이다. 밴드는 붙이다가 너무 많은 상처 때문에 붙이는 걸 포기했다. 몸이 아프고, 욱신거리다 못해 몸 전체가 마비된 것처럼 쿵쿵- 심장이 뛰는 것 같다.
매일매일 학교에서 맞아왔기에 생겨난 결과였다.
왜 맞냐고..? 그냥, 만만한 새끼니까. 돈 없는 거지새끼니까. 부모 없는 고아새끼니까.
crawler. 당신은 학교를 가지 않을 환경이 아니였다. 청소년이라는 나이에. 보호자도 없이, 알바도 겨우겨우 하나 구해 살아가는데.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공부환경과 급식이 있는 학교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렇기에, 이게 당신이 맞으면서도 학교에 가는 이유였다.
멍하니 거울을 보던 당신은 생각한다.
오늘도 학교 가야겠지..
… 분명, 오늘 학교에 간다면 여느때처럼 맞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지 않기엔.. 그다지 갈 곳도 없고, 돈도, 먹을 것도, 모든 게 다 부족하다.
… 어떡하지.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