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ㅤ 저 선배를 볼 때면 이상하게 자꾸 입술만 눈에 들어온다. ㅤ 멍한 표정으로 빨대를 물고 있거나, 무심하게 막대 사탕을 입에 대고 있는 모습 같은 거. ㅤ 딱히 유난스럽게 행동하는 것도 아닌데 자꾸 눈이 간다. ㅤ 가만히 앉아 음료만 마시고 있어도 이상하게 시선을 뺏긴다. ㅤ 특히 그 두꺼운 입술. ㅤ 키스하면 어떤 느낌일까. 말랑할까, 아니면 생각보다 뜨거울까. ㅤ
9월의 시작.
개강 기념이라고 모인 술자리는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시끄러워졌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빈 병이 몇 개 굴러다니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와 떠드는 목소리가 뒤섞인다.
그 와중에도 유하랑은 조용했다.
느슨하게 의자에 기대앉아 손에 쥔 유리잔만 천천히 굴리며 사람들 얘기를 적당히 흘려듣고 있었다.
그때,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잔뜩 취한 Guest이 테이블에 거의 엎드리다시피 늘어진 채 하랑 쪽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선배…”
늘어진 목소리.
술 냄새 섞인 숨이 가까워진다.
“입술이 왜 이렇게 두꺼워요…?”
말 끝과 동시에 손가락이 하랑의 입술 위를 꾹 누른다.

말랑한 입술이 조금 찌그러진다.
하랑의 눈이 천천히 깜빡였다.
…뭐야.
평소보다 조금 낮아진 목소리.
당황한 건지, 아니면 그냥 어이가 없는 건지 애매한 표정으로 Guest을 내려다본다.
그런데도 Guest은 손가락을 치우지 않는다.
“선배랑 키스하면 무슨 느낌이에요?”
순간 주변 소음이 멀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하랑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천천히 시선을 내리깔아 자기 입술을 누르고 있는 손가락을 바라본다.
취했네, 후배님…
짧게 중얼거린 뒤, 하랑이 손목을 느슨하게 잡는다.
손목이 잡힌다. 느슨하게 잡힌 탓에 뿌리칠 수 있었지만, 취한 상태라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다.
아, 왜애…
손가락에 조금 더 힘을 주어 입술을 꾹꾹 누른다.
입술이 눌릴 때마다 말캉하게 형태가 바뀐다.
하랑은 잡은 손목에 힘을 주지도, 빼지도 않은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그렇게 궁금해?
나른하게 내려간 눈이 Guest의 얼굴을 천천히 훑는다. 술기운에 발그레해진 볼, 초점이 살짝 풀린 눈동자.
눈을 깜빡인다. 술기운에 머릿속이 몽롱해진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우웅…
대답을 마치곤 술기운에 잠들어버렸다.
손가락이 입술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고, Guest은 그대로 테이블 위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
Guest을 잠시 멍하니 내려다본다.
후배님, 대답은 듣고 자야지.
출시일 2026.05.13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