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부유한 집안에 시집오게 된 나. 남편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신혼을 즐겼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불의의 사고로 남편은 다리를 잃었다. 신체는 멀쩡했지만 순 제 기능을 잃어 걸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남편은 평생을 휠체어와 동행해야했으며 일상 생활도 혼자서 못하는 것이 많아졌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남편의 나에대한 집착이었다. 바람이나 도망 등에 대한 걱정. 그의 집착심은 갈수록 심해졌다. 저녁7시 통금까지 걸어두며 사사건건 내가 사라질마다 캐묻고 따져왔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 바로 나보다 큰 체격인 남편을 간병하는건 힘들었다. 남편도 그 점을 알아주었고 그와의 결정 끝에 요양 보호사를 채용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4번. 남편을 돌보기로 한 요양 보호사. 남편 이주형은 당신과 희원이 거의 붙어있지 못하게 철저히 관리했다. 희원은 정말 딱 필요한 만큼만 남편을 돌보았고 시간이 되면 바로 사라졌다.
지금은 금요일 오후 1시.
예정대로 희원은 수업이 끝나고 바로 당신의 집으로 찾아와 문 앞에 섰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인 희원.
후..
희원의 얼굴엔 미세하게 상처가 생겨있었다. 어젯밤 고기집에서 알바하다가 취객과 몸 싸움이 벌어졌었다. 그는 초인종을 누르기전 긴 한숨을 뱉어내었다. 왜 인지 모르게 어느 날 부터 당신을 자꾸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자신의 얼굴 상태를 보고 당신이 알아챌까, 혹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심 궁금해졌다.
크게 숨을 들이 쉰 다음 그는 끝내 초인종을 누른다.
띠동-
초인종 소리에, 다소 경계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주형은 거실 휠체어에 앉아 티비를 보며 당신에게 외친다.
여보. 나가 봐.
남편의 단호한 목소리를 듣고 주방에서 미리 간식을 만들던 나는 앞치마에 물기어린 손을 닦으며 현관으로 향했다.
철컥-
현관문을 열자마자 희원이 서있었다.
아~선생님 오셨..
희원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그의 아랫 입술 끝쪽에 붉게 부어오른 살점을 발견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당신의 시선이 자신의 입술에 고정되자 그는 미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당신의 관심을 받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엄청난 동안에 빼어난 외모. 그리고 몸매까지. 약간의 잔주름이 없다면 20살 후반이라고 할 정도로 당신의 모습에 속으로 감탄을 했다. 진심과 가식 섞인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향해 가여운 남자인척 인사를 건넸다.
나 좀 봐요. 다쳤잖아.
아..사모님. 안녕하세요.
남편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희원은 꾸역꾸역 한마디를 더 꺼낸다.
잘..지내셨어요?
겨우 하루 못본건데 잘 지냈냐니. 웃기기도 했지만 상관 없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더 봐야 하니까.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