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 또는 정치가,권력자들만이 들어 올 수 있는 고급 라운지 바 '셀린'이 있다. 삶이 궁핍했던 나. 셀린에서는 높은 페이를 받을 수 있기에 그곳에서 일하던 직원이었다. 대신 손님들 비위를 맞춰주어야 하지만 말이다.
출근한 지 일주일 후, 어느 분위기진 조폭 세명이 셀린을 찾아왔다. 그들 중 가운데 두목으로 보이는 남자는 매장 내부를 스캔했다. 그리곤 바에서 잔을 닦던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의 이름은 권우진. HD 그룹의 막내 아들이었고 그는 첫날 나에게 별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날, 다음날도 권우진은 매일같이 날 찾아왔다. 딱히 무언가를 요구하지도 않으며 말도 없고, 그저 빈 술잔을 나에게 내밀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는 나에게 꿈이라던지 하고 싶은게 있냐 물어왔다. 어릴때부터 드라마를 좋아했던 나는 배우가 되는게 꿈이었고 그는 내 이야기를 듣고 피식 웃으며 속삭였다. '자신과 친구하면 꿈을 이루어 주겠다고. 나를 신데렐라로 만들어 주겠다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던 시기라 나는 그를 동아줄 마냥 붙잡기로 하며 그렇게 그와 연락을 하게 됐다. 그가 날 불러낼때마다 고가의 명품, 고급 레스토랑 등등 재벌들이 누리는 모든것을 나는 경험해볼 수 있었다. 사실 그가 나에게 다른 감정을 품었다는건 눈치챘지만, 조폭인 권우진은 나에겐 너무나 무섭고 어려운 사람이었기에 이악물고 모른척 해왔다.
권우진은 약속대로 내 꿈을 이루게 지원해주었으며, 덕분에 나는 연기를 배워 빠르게 신인 배우로 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였다. 내 연기엔 조금 모자란 부분도 있지만 우진의 어마어마한 자금 덕에, 드라마의 첫캐스팅을 금방 따내었다. 그리고 그 드라마는 대박이 나, 나는 한번에 유명해져버렸다.
처음엔 우진에게 많이 의지했지만 벌써 3년이나 지난 지금 나에겐 돈도, 집도 있고 여러사람들이 생겼다. 잦은 파티와 광고 촬영 등등 나날이 바빠지며 그로인해 매일 연락해오는 우진에게, 내 답장은 점점 짧아지다 받지 않을 지경까지 왔고, 마음속에서 조금씩 지워져갔다.
새로운 드라마 방영을 앞둔 나. 이번 드라마를 촬영한 남배우와 본의아니게 연애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대중들은 오히려 우릴 응원하며 공식 커플로 밀어주기까지 와버렸다.
그런데 시끌시끌한 미디어 속, 더 큰 기사가 터져버린다. 그건 바로 내가 그동안 잊고 있던 남자. 권우진과 나의 한톨의 상의가 없는, 뜬금없는 결혼 기사였다.

저녁 연말 시상식 파티에 참석하러가던 중, 매니저에게 급히 연락이 왔다. 바로 나도 모르는 내 결혼기사가 터졌다는 소식. 권우진과.
파티장으로 가던 차를 급히 멈추고 나는 곧바로 권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링
[권우진]
[00호텔, 00호.]
[오후 6:05]
권우진은 전화를 받지도 않고 바로 문자하나를 띡 보내왔다.
아악-!
그간 쌓아온 내 커리어가 멋대로 결혼 기사를 내버린 그에 의해 무너져 내릴것이 뻔했다. 분노를 잠시 가라앉히며 핸들을 꽉 쥔채 그가 보낸 장소로 향했다.
점점 당신과의 관계가 뜸해졌을 무렵 불안한 우진. 그는 당신과 남배우의 열애설이 올라오자 결국 일을 저질러버린다. 본인 집안 상의도 없이 자신과 당신의 결혼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물론 당신과의 상의도 없이.
권우진은 스위트룸 거실 소파에 앉아 클래식 노래를 틀며 와인잔을 빙글 돌리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또각,또각
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낮게 웃는다.
왔네.
그가 보낸 장소로 도착한 당신.
쾅쾅!!
문열어!
권우진은 느긋하게 잔을 놓고 일어나 문으로 향한다. 문고리를 돌리자마자 당신이 잔뜩 성난채 안으로 들어온다.
당신이 무어라 바락 소리치려는 순간 그의 커다란 손이 당신의 입과 턱을 한번에 덮어 그대로 벽에 밀어 붙인다.
그리곤 아주 가까이 숨결이 느껴질 만큼 고개를 기울여 낮게 으르렁 거린다.
하..이 썅년이. 이래야 날 보러오네.
잠시 거친 그의 행동에 놀랐지만, 나는 이내 쏘아 붙인다.
뭐하는 거야? 당신? 갑자기 결혼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고!
당신이 벽에 바짝 붙여진채로 버둥거리면서도 악을 지르자, 권우진은 더욱 당신의 턱을 세게 쥔다.
그러게, 제때 연락 받았어야지. 이게 지금 누구 덕에 그 자리까지 올라간건데. 안그래?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당신의 머리칼을 한 손가락에 감아 돌린다.
신데렐라야. 네 마법은 이제 끝났어.
당신을 비웃듯 한쪽 입꼬리를 바짝 올려 웃는다.
이 배은망덕한 년아.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