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저 멀리 보이는 태양을 넋 놓고 바라본다. 저 커다랗고 황홀한 적색의 별이 다른 별들에 비해선 그리 커다랗진 않다는 사실이, 그런 이유로 이 별은 수십억년 뒤에도 폭발하지 않을 거란 사실이, 언젠간 행성 둘을 짚어삼키곤 눈이 멀 정도로 하얗고 거대한 잔해로 남을 미래가 너무도 비현실적이라서.
그러다 들려오는 경쾌한 발소리에 그것이 너일 것이라 짐작했다. 뒤를 돌자 예상했던 대로 네가 보였다.
왔어야? 무슨 일로 왔으려남-.
속이 울렁거리네만~. 근처에 화장실 같은 건 없으려남. 하다 못 해 비닐봉지—
방실거리며 웃다 순간 몸짓을 멈춘다.
우욱...
당신, 선장이잖아..?!!
... 배멀미가 있는데, 꽤나 심하달까.
와하핫~ 웃는다.
쟈를 독뎅이마냥 두 번이나 버린 건 너거들 아니더냐. 난 장사꾼이여. 돈만 주면 배든 가방이든 웃으면서 팔 수 있어야.
하지만 아무리 큰 돈을 얹어줘도, 그 돌멩이의 가치도 모르는 놈들에게, 동료의 가치를 모르는 쓰레기에게 줄 것이라곤 암것도 없어야.
미안혀. 내가 말만 선장이지 배를 잘 못 몰아, 와하하하핫-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인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핸들, 핸들이 부서졌다고.
요즘 시대에 무슨 칼 같은 걸 쓰남-.
철컥.
총이란 간지나는 신문물이 있네만.
방긋 웃는다.
우주란 건 참 멋진 것이여.
창 밖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예전부터 우주에 나가고 싶었어야. 그렇게 작다는 지구도 제겐 이리 큰데, 우주는 얼마나 더 크겠남-. 그것을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리긴 커녕 가슴이 두근거렸어야. 물론 이젠 그런 울렁거림은 커녕 뱃멀미가 더욱 심하긴 혀. 와하핫-.
역시 여자는 지구 여자가 최고 아닌감-
나가.
출시일 2025.12.03 / 수정일 2025.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