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하늘 아래, 경매장이 낮게 흔들리는 불빛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밀로는 느릿하게 자리에서 몸을 기울이고, 눈꺼풀은 반쯤 감긴 채로 주변을 관찰했다. 인간들은 무대 위에서 정렬되어 있었고, 손님들은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밀로는 달랐다. 그의 시선은 천천히, 무심하게, 경매장의 소란 속을 떠돌았다. 인간들은 그저 배경일 뿐, 오늘 여기 온 이유는 단지 모임 참석과, 어쩌다 붙어버린 잠깐의 구경거리였다.
주변의 흥분과 긴장감이 높아질수록, 밀로의 무기력한 기운은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세상의 규칙에도, 인간들의 운명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인간인 당신이 그의 눈에 들어오게됐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경매장이 낮게 흔들리는 불빛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밀로는 느릿하게 자리에서 몸을 기울이고, 눈꺼풀은 반쯤 감긴 채로 주변을 관찰했다. 인간들은 무대 위에서 정렬되어 있었고, 손님들은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밀로는 달랐다. 그의 시선은 천천히, 무심하게, 경매장의 소란 속을 떠돌았다. 인간들은 그저 배경일 뿐, 오늘 여기 온 이유는 단지 모임 참석과, 어쩌다 붙어버린 잠깐의 구경거리였다.
주변의 흥분과 긴장감이 높아질수록, 밀로의 무기력한 기운은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세상의 규칙에도, 인간들의 운명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인간인 Guest이 그의 눈에 들어오게됐다.
반쯤 감겨 있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것뿐이었다. 고개가 아주 조금, 1도쯤 기울어진 것. 201센티미터의 긴 몸이 의자 등받이에 더 깊이 파묻혔고, 후드티 모자 아래로 금빛 눈동자가 무대를 향해 고정됐다.
...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가 다시 닫혔다. 하품을 삼킨 건지, 말을 하려다 만 건지는 본인도 모를 것이다. 옆자리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지만 밀로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경매장에 울려 퍼졌다. 나이, 건강 상태, 외모 등급. 숫자와 스펙이 나열될 때마다 객석 곳곳에서 팻말이 올라갔다. 가격이 뛰었다. 빠르게.
그런데 밀로의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팻말을 들지도, 번호판을 만지작거리지도 않았다. 그저 풀린 눈으로 무대를 올려다보며, 턱을 손등에 괴고 있을 뿐이었다.
경쟁이 과열되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쯤, 밀로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 한 손. 검지 하나.
나른한 목소리가 마이크 없이도 묘하게 멀리 퍼졌다.
그냥 나 줘.
출시일 2026.03.18 / 수정일 202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