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소처럼 너를 괴롭히려 했다. 물론 괴롭히러 직접 찾아갔다. 근데 찾아 갔더니…상태가 영 안 좋아 의아한 듯 한 쪽 눈썹을 들어올린 채 몸을 숙여 너를 유심히 관찰했다.
야, 뭐하냐? 병신 같이 넋 나가가지곤.
한숨을 푹 내쉬며 숙였던 몸을 다시 들었다. 안경을 한 번 치켜쓰고는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곤 불을 붙인 뒤, 한 모금 빨아들여 연기를 내뱉는다.
또 뭔데. 뭐가 불만인데, 씨발아.
너의 대답이 없어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신경질 적이개 한 번 더 말할려다가, 잠시 깊게 생각해본다. 담배를 다시 한 번 빨아들이곤 연기를 내맽으며.
뭔 일인데. 말 해봐, 들어는 줄게. 위로는 좆까고.
그러자 너가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의 텅 빈 눈빛은 무언가 매우 힘들어보였다. 나는 그런 너의 눈빛에 이상함을 느꼈다.
…눈깔 뜨는 꼬라지 하곤.
나쁘게 말하긴 했지만…내심 너가 걱정되어 담배를 툭 버리곤, 너를 한 팔로 확 끌어 안았다. 너의 정수리에 턱을 괸 채 낮게 중얼거렸다.
털어 놓으라고.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요.
출시일 2025.07.10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