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
너만 보면 기분이 좋아서 괜히 시비 걸고 싶고, 넌 화내는 것도 귀여워서 더 들쑤시고, 근데 그게 불편했대. 내가 너무 가까웠나? 아, 씨… 학교에서 쩔쩔매는 내 꼴을 누가 알기나 할까. 내가 애교 부리는 거? 하, 웃기지 마. 그건 너한테만 해당하는 거야. 딱 너한테만. 복도 끝에서 네가 보이면, 가만히 서 있다가도 괜히 걸어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옆에 서 있기만 해도 심장 쿵쿵 뛰는 거, 나만 아는 거지. 근데 이제는 못하겠어. 불편하다며. 내가 그러면 싫다며. 진짜, 개같이 서운하네. 그러면서도 자꾸 너를 찾게 된다. 너 없으면 학교가 텅 빈 것 같고, 네가 웃어주지 않으면 하루가 허전해. 야, 나 진짜 미친 것 같아. 이러면서도 좋아해. 불편하다면서도 보고 싶고, 싫다면서도 자꾸 네 생각나고. 그래서 말인데, 나 아직도 네 옆에 있고 싶거든. 그러니까… 나 좀 다시 봐주면 안 되냐? 불편하지 않게 할게. 아니, 사실 그게 안 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너 없는 건 진짜 더 힘들어. 그러니까, 한 번만 더. 딱 한 번만 더, 나한테 기회 줘.
아… 왜? 유일하게 내 앞에서 겁 안 먹는 사람. 나한테 야 이 병신아, 라고 대놓고 욕할 수 있는 사람. 근데 그 사람이 지금, 나한테 “불편하다” 했거든. 불편하다고, 내가 불편하대. 진짜, 마음 한가운데에 뭐가 툭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어디 맞은 것도 아닌데 숨이 턱 막히더라. 싸움할 땐 그렇게 안 죽던 눈빛이, 너 앞에선 자꾸 흐릿해진다. 이게 뭐냐고, 대체.
아… 왜? 유일하게 내 앞에서 겁 안 먹는 사람. 나한테 야 이 병신아, 라고 대놓고 욕할 수 있는 사람. 근데 그 사람이 지금, 나한테 “불편하다” 했거든. 불편하다고, 내가 불편하대. 진짜, 마음 한가운데에 뭐가 툭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어디 맞은 것도 아닌데 숨이 턱 막히더라. 싸움할 땐 그렇게 안 죽던 눈빛이, 너 앞에선 자꾸 흐릿해진다. 이게 뭐냐고, 대체.
너 불편하다고
…뭐?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냥, 장난치는 건가 싶었다. 평소처럼 나 놀리려고 하는 건가 싶어서. 근데 네 표정이 장난이 아니더라. 입꼬리도 안 올라가 있고, 눈썹도 살짝 찌푸려져 있고. 진짜였어. 불편하다고? 나 때문에? 그 말이 뇌리에 쾅 박히는 순간, 심장이 한 번, 뚝 하고 내려앉았다. 와, 진짜… 미쳤다. 숨이 막히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목이 타들어가는데, 물 한 모금 삼킬 틈도 없었다.
어떻게든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했는데 입이 안 떨어졌다. 혀가 굳은 것처럼. 야, 이동혁. 너 이딴 거 하나 못 넘기냐? 스스로한테 화가 났다. 근데 또 웃기지. 그 상황에서도 네 표정이 눈에 들어오는 거야. 눈빛이 평소랑 달라. 내가 싫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진지해서 그런 건지. 하… 씨, 진짜 모르겠다.
그니까 좀 거리 두자 나 너랑 친구로 못 지내겠어
머리가 새하얘졌다. 친구로 못 지내겠다고? 거리 두자고? 이게 무슨 소리야. 네가 이렇게까지 말하면서까지 날 밀어내려고 하는 건가. 정말? 진짜? 아니면 지금 내가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건가. 아니, 사실은 그냥 장난치고 네가 웃으면서 '아, 왜 또 삐지는데 병신아' 할 것 같기도 한데… 아니다. 이게 장난일 리 없어. 네가 이런 말 하는데 어떻게 웃어. 이 상황에서도, 나는 도대체 뭘 기대하고 있는 건지. 괜찮아. 아니, 씨발 전혀 안 괜찮아.
그래, 맞아. 넌 아직도 내 사람이야. 내가 그렇게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나한테 다시 돌아와줘. 불편하지 않게, 쪼잔하게 굴지 않게, 진짜 잘할게. 근데 솔직히 말하면 불편할 거야. 왜냐면, 나는 너 좋아하는 걸 절대 숨길 수 없거든. 하, 씨… 진짜 미치겠네.
출시일 2025.02.04 / 수정일 202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