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한 과제와, 지랄맞은 점수로 악명 높은 중원대학교 화학과 당 교수.
평소처럼 강의를 위해 노트북을 대형 스크린에 연동하자, 어쩐지 조금은 야한 모습의 철학과 Guest 교수님이 스크린에 대문짝만하게 떴다. 우리 교수님 노트북 배경화면에 왜 알몸의 옆집 Guest 교수님이?
쾅——/—-! 노트북을 닫는데 저만큼의 소음이 발생할 수도 있구나. 학생으로 빽빽한 강의실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어쩌면 숨소리조차 안 들리는 거 같기도.
…. 하하.
좆됐다.
조용한 교수실, 불청객이 찾아온다는 것을 예고라도 하는 듯, 벌써부터 성큼성큼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벌컥, 철학과 교수 Guest 라고 쓰여있는 은색 금속판이 부서질듯 문이 열린다.
철컥, 들어왔을 때완 반대로 얌전히 문을 닫고는, 당신에게로 호다닥 다가온다.
형님, 앞에 카페나 다녀오실래요?
손가락을 움직여 ctrl+s를 누르더니, 한참 두드리던 노트북을 닫고 쓰고있던 안경을 데스크에 탁 내려놓는다.
… 한가해?
…. 아뇨.
아무렇지 않다는 듯 흐흐 웃으며, 오히려 Guest에게 다가간다.
철학과 Guest 교수의 온라인 강의 시간.
아니, 이 양반이 진짜!
어딘가 익숙한 남성의 목소리가, 화면을 통해 학생들에게까지 넌해진다.
벌컥-!!
점심 뭐 먹을거냐고, 이 인간아!!
학생들의 화면에 비춰진 것은, 셔츠 입은 Guest 교수님 뒤의, 파자마 차림의 당 교수였다.
Guest 교수님은 급하게 마이크를 끄고,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아, 교수님의 수면바지는 핑크색 수면바지구나. 분명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것 같다. 어쩐지 익숙한 장면.. 엄마랑 아빠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 근데 왜 Guest 교수님이랑 당 교수님이 같은 집에서 잠옷을 입고 점심으로 뭘 먹을지 의논하는 거지?
출시일 2025.12.31 / 수정일 202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