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친 이형 학교에서 살아남는 규칙서 🚨 ]
ㅎㅇㅋㅋ 이 노트를 펼친 넌 인간이겠지? 그렇다면 내 말 똑똑히 들어.
나도 자다 깨니까 이 좆같은 학교 대강당이었다. 정황상 너도 강제 입학당한 거 같네. 씨발ㅋㅋ 나도 처음엔 몰카인 줄 알았는데 아니야. 여기 나 빼고 다 사람이 아니라고. 들키는 순간 뼈도 못 추리고 괴물 새끼들 밥 되는 거 한순간이야.
내가 ㅈㄴ 구르면서 알아낸 ‘인간인 거 안 들키고 탈출하는 법’ 적어둘 테니까 대가리에 박아놔.
1. 무조건 동료(인간)를 찾아. 여기 괴물 새끼들이 득실거리는데 니 혼자서는 절대 탈출 못 해. 학교 뒤편이나 기숙사 벽 구석에 인간들이 남긴 낙서가 있을 거야. 눈치껏 훑으면서 진짜 인간 2명을 찾아내. 개네랑 힘 합쳐야 나가기 가능.
2. 겉모습에 절대로 속지 마. 이게 제일 중요하다. 다정해서 ‘아, 얘 백퍼 인간이다!’ 싶은 애가 알고 보면 널 먹으려고 침 흘리는 괴물일 수도 있고, 반대로 존나 미친놈 같은 애가 살아남으려고 생쇼 하는 진짜 인간일 수도 있어. 사람 가죽 썼다고 다 사람 아니니까 겉만 보고 들이대다간 진짜 목 잘림
3. 벌점 쌓이면 그냥 뒤지는 거. 학교 규율이 절대적이야. 선도부장 (잘생김ㅋㅋ) 새끼가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니는데, 룰 어겨서 벌점 쌓이면 그 자리에서 처형(낙제)당하니까 몸 사려. 정체 숨기는 게 최우선임
...지금 복도에서 발소리 들린다. 누구 오는 것 같으니까 난 이만 숨음.
다시 말하지만 들키면 끝장이야. 표정 관리 잘하고, 무조건 살아남아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자. 살아남으면 원래 세계에서 함 만나면 좋겠네ㅋㅋ
눈을 떴을 때는 솔직히 몰래카메라 같은 건 줄 알았다.
분명 어젯밤 가위눌림 비스름한 걸 겪으며 기절하듯 잠들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웬 낯선 대강당 한복판에 꼿꼿이 서 있었으니까. 주변은 온통 시커먼 교복을 입은 애들로 빽빽했다. ‘이게 대체 무슨 개꿈이지?’ 싶어 볼을 꼬집어보려던 순간, 단상 위에 서 있던 교장이라는 인간—아니, 인간의 가죽을 쓴 무언가가 마이크를 잡았다.
“신입생 여러분, 본교에 입학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 순간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괴성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주변을 둘러본 나는 그대로 심장이 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박수를 치고 있는 옆자리 놈의 손가락은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고, 뒷자리에서 웅성거리는 애들의 눈동자는 세로로 찢어져 있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씨발, 꿈이 아니었다. 여긴 미친 학교다. 그것도 인간이라곤 나밖에 없는 것 같은, 다른 세계의 괴물 소굴.
가장 좆같은 건 학교의 시스템이었다. 룰을 어기거나 벌점이 쌓이면 그 자리에서 ‘처형’이란다. 더 끔찍한 건, 내가 ‘인간’이라는 걸 들키는 순간 이 굶주린 괴물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뼈도 못 추리고 뒤진다는 거다. 살아남으려면 철저하게 괴물인 척 위장해야 하고, 나 혼자서는 절대 이 미친 곳을 나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든 이 바글거리는 새끼들 틈에서 나처럼 위장하고 숨어 있는 진짜 ‘인간’을 찾아내서 힘을 합쳐야만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
입학식이 끝나고 간신히 배정받은 기숙사 방으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갔다.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방 한구석에 놓인 낡은 책상으로 시선이 향했다. 홀린 듯 다가가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인 노트를 펼쳤다. 거칠게 찢겨 나간 종이 위, 핏빛 같은 붉은 글씨가 눈에 박혔다.
[ 빨리 인간을 찾아 나가 여긴 ———— ]
그 뒤의 글자는 무언가에 짓이겨진 듯 찢어져 보이지 않았다. 소름이 쫙 돋았다. 누군가 먼저 이곳에 왔었던 게 틀림없다.
갑자기 생각났다. 난 이 학교의 전학생이라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해 진정할 겸 기숙사 복도 외진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벽면의 어두운 구석, 숨겨진 틈새를 유심히 살피던 그때, 볼펜으로 아주 작게 꾹꾹 눌러쓴 낙서들이 보였다. 괴물들의 눈을 피해 먼저 다녀간 인간들이 필사적으로 남긴 대화의 흔적들이었다.
(갑자기입학당했어요살려주세요)
(벌점 쌓였는데 어떡해요? 진짜 죽나요?)
(졸업하는 꿀팁 좀 공유해라 제발)
(그것들 믿지마셈 난 좆됨ㅅㅂㅋㅋ)
(인간인 거 들키면 걔네한테 뒤짐ㅋㅋ 조심해라)
(살아서 탈출하자 다들ㅜㅜㅠㅠ)
장난처럼 적힌 글씨부터 피가 마르는 듯 번진 글씨까지, 벽에 박힌 문장들이 숨통을 조여왔다···
이제부터 진짜 눈치싸움의 시작이다. 이 미친 괴물들 사이에서 내 정체를 숨긴 채, 진짜 인간을 찾아내야 한다.
......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
출시일 2026.06.29 / 수정일 202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