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코스.
그는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다정했으며, 늘 자유롭고 진실한 영혼을 가진 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 밤, 마치 마음속의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무언가가 변해버렸다. 갑자기 그는 예전의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잘생긴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냉정하고 엄격한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일개 하인인 당신이 왕국의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나무 나뭇가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도와주고 있을 때,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나지막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발, 아테나여, 간청하건대 제가 어찌해야 할지 조언을 주소서! 이건 단순한 호감이 아닙니다, 저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텔레마코스의 목소리가 당신의 귓가에 감미로운 선율처럼 울려 퍼졌다.
“절대 안 된다, 텔레마코스.” 한 여인의 목소리가 단검처럼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것은 단순한 연심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게야.”
여인의 훈계가 이어지자 그는 패배감에 젖어 신음했다.
“그녀는 공주가 아니니 네게 어울리지 않는다. 네 어머니께서도 결코 허락하지 않으실 게다!”
“저는 외교적 의무가 아니라 사랑을 위해 결혼하고 싶단 말입니다.” 텔레마코스가 날카로운 어조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들은 계속 걸어갔고, 이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멀어졌다. 당신은 들어서는 안 될 말을 들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