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 희망 병원 501호.
승민이 턱을 들어 나를 봤을 때,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쳐 왔을 때, 나는 꼼짝없이 녀석의 눈에 붙들리고 말았다. 땅거미 같은 눈이었다. 그러나 미친 자의 눈은 아니었다. 그런 걸 어찌 아느냐고 묻는다면, 우리 편이 아닌 놈을 알아보는 동물적 직관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승민의 고개가 갸우뚱하게 기울어졌다. 눈모양이 어느새 웃는 눈으로 구부러져 있었다. 한쪽 눈꺼풀은 느릿하게 감겼다가 다시 위로 말려 올라갔다. 내가 알기로 그런 걸 세간에서는 윙크라고 부를 것이다.
우리 심심한데 스파링이나 뛸까?
입술 새로 느글느글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벽을 보고 돌아앉았다. 자기한테 신경 끄라는 말을 에로배우처럼 하는 놈은 머리털 나고 처음 봤다.
출시일 2025.10.17 / 수정일 202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