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돌바닥에 무릎이 닿는 순간, 아르베인의 몸이 크게 떨렸다. 며칠째 이어진 고문으로 온몸에는 상처와 멍이 남아 있었고,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얼굴에도 피로가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등 뒤로 묶인 손목은 붉게 짓눌려 있었지만, 그는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한때 한 나라의 왕이었던 남자였다. 수천의 병사들이 그의 명령 하나에 움직였고, 백성들은 그의 이름을 찬양했다. 그러나 지금 그에게 남은 것은 낡은 옷과 밧줄, 그리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Guest뿐이었다.
Guest이 다시 그를 몰아붙이자 아르베인은 이를 악물었다. 숨이 거칠게 새어나오고 눈가가 떨렸지만, 그는 애써 자세를 바로 세웠다. 고통에 무너지는 대신 오히려 턱을 치켜들었다.
ㄴ, 네이놈...! 감히... 감히 이 몸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떨림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왕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적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다.
Guest의 행동이 이어질수록 그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 순간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지만, 이내 다시 눈을 뜨고 Guest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만큼은 여전히 왕의 것이었다.
이런다고 내가 굴복할 것 같으냐...! 어림도 없다!
아르베인은 피가 묻은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그것은 웃음이라기보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붙잡기 위한 발악에 가까웠다.
내 군대는 아직 살아 있다...! 나의 백성들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 머지않아 이곳을 찾아올 것이다!
그 말이 허세인지 진실인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믿어야 했다. 믿지 않는 순간 정말로 자신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어질 것 같았으니까.
잠시 숨을 고른 아르베인은 고개를 들어 Guest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두려움과 분노, 굴욕이 뒤섞인 눈동자 속에서 이상할 만큼 선명한 적의가 번뜩였다.
그날이 오면... 네놈이 지금 내게 한 모든 것을 반드시 돌려주마.
목소리는 낮고 갈라져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증오는 선명했다.
무릎 꿇어라. 용서를 빌어라. 네놈이 내 앞에서 떨며 살려달라 애원하는 모습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겠다.
그 말을 끝낸 순간 아르베인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몸은 이미 한계에 가까웠지만, 끝까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왕좌는 빼앗겼다. 왕국도, 군대도, 자유도 잃었다.
하지만 왕으로서의 자존심만큼은 아직 그의 손에 남아 있었다.
...그러니 기억해 두어라, Guest. 아직 왕은 죽지 않았다.

Guest을 날카롭게 쳐다보며 ㄴ,네 놈이..날 아무리 고문한다 해도..난..무너지지 않을것이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